선비문화의 교훈이 미래를 밝게한다
선비문화의 교훈이 미래를 밝게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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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호 (하동문화원장)
평생학습이 글로벌시대의 화두이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과 국가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 자치단체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이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나 교육현장에서는 교육이 미래라고 외치면서도 국사교과서 검정문제로 이념갈등을 일으키고 있고, 학생 개개인에게는 인성과 스스로의 소질보다는 성적으로 줄을 세우고 있는가 하면 학부모나 학사운영자의 편의에 따라 수시로 제도를 바꾸고 있어 학생이나 학부모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옛날 선비문화에서도 선비들이 평생공부에 매달리는 이유는 자신의 인격완성을 통해 백성을 구제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다. 율곡은 그의 저서 ‘격몽요결’에서 “요즘 사람들은 학문이 일상생활에 있는 줄 모르고 허황되게 뜻을 고원(高遠)하게 하여 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긴다”라고 했다.

최근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과 비상식적인 일련의 사건들을 되돌아보면 아이들의 생각을 무시하고 학부모가 원하는 대로 이끌려는 잘못된 학습의식과 선비문화에서 강조하는 인성교육의 부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닦고 세상을 경륜할 수 있게 해주는 지혜는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얻은 지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는 가정교육과 교육현장에서의 인성교육이 강화되어야 하고 올바른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교육행정의 관리자 입장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청음 김상헌이 “공부를 하지 않게 되면 큰 폐단이 생기게 된다”고 지적하며 “근래에는 문도(文道)가 점차 쇠퇴하여 여염의 선비들이 독서에 힘쓰지 않고 요행히 과거에 합격한 뒤로는 글공부 보기를 마치 남의 집 일로 치부한 채 결코 글을 음미하지 않습니다, 선비들이 명절(名節)을 경시하고 이록(利祿)을 중시하는 것은 모두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니 문교(文敎)를 아울러 권장하고 흥기시켜야 할 것입니다”라는 보고서를 나라에 올렸다.

선비들이 명절(명예와 절개)를 경시하고 이록(이익이나 녹봉)을 중시하는 것은 모두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는 지적은 글로벌시대인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흔히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과 비인간적 사건들로 인한 혼란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최선책이 아니면 차선책이라도 강구해 나가는데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현실의 안위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현명한 어른이었다는 말을 후손들로부터 듣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책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나라의 선비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때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호 (하동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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