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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정 기생이야기 담은 여행길에 맛은 덤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25>고성 이야기
경남일보  |  yo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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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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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구이
 
 
 
진주에 논개부인이 있었다면 고성에는 무기정이라는 기생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깊어가는 가을의 넉넉한 황금들녘을 가로질러 맛이 있는 여행은 고성으로 달려간다. 무기정 이야기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인 조선 선조 때, 술에 취한 왜놈밀사의 품속에서 무명 비단보에 대·여섯 겹으로 싼 보퉁이 하나가 불거져 나와 몰래 열어보니, 그 속에는 장래 우리나라를 침략할 전략과 해로의 공격로며, 도망할 수 있는 지도가 상세히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비록 나 기생의 몸이지만 태어난 조국이요, 부모의 얼이 묻혀있는 땅이 아닌가?” 기생은 이렇게 생각하고 정신을 가다듬어 밀사가 그리던 붓을 찾아 조심스럽게 수남동과 마암면 소소강을 연결하여 통영군과 동해면 거류면을 섬으로 만들어 놓았단다. 그 후 왜놈들이 고성쪽으로 쳐들어와 임진년 유월 초닷새 당항포 앞바다에서 이순신 장군에 의해 일망타진되었다. 이는 명장 이순신 장군의 전공이라고 하지만 무기정 기생이 일본 밀사의 지도에 그런 그림을 그려 넣지 않았다면 고성은 왜놈의 손에 아비규환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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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샘

 


나라를 생각한 무기정의 애국심을 기리며 어릴 적 자주 들렸던 옥천사로 가 옛 추억을 더듬어 본다. 옥천사는 서기676년인 신라문무왕 16년에 의상조사에 의해 창건되어 보물 제495호인 임자명반자, 지방문화재인 대웅전, 자방루, 향로, 대종 등이 있고, 옥천사 소장품 등 120여점의 불교유물의 보관관리를 위한 보장각이 건립되어 연화산도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불교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내에 있는 옥천샘은 사철 마르지 않으며 수량과 수온이 일정하게 유지되어 찾는 사람이 많고, 이 약수를 장기간 마시면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져 샘 위로 옥천각을 세워 보존하고 있다.

옥천사를 품고 있는 산은 연화산(477m)인데, 진주에서 동남쪽으로 28km 거리에 위치하여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연결되는 유명한 관광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옛날에는 이 산을 비슬(毘瑟)이라 불렸는데 이는 산의 동북쪽에 선유(仙遊), 옥녀(玉女), 탄금(彈琴)의 세 봉우리가 둘러있어 마치 선인이 거문고를 타고, 옥녀가 비파를 다루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란다. 비슬산을 조선조 인조 때 학명대사가 연화산으로 고쳐 부르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산의 형상이 연꽃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전해진다. 이런 연화산은 우리지역에서 가까우면서 산봉우리가 심산유곡의 형상을 이루고, 계곡에는 청류옥수가 사시사철 흘러내려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며, 울창한 숲과 계곡 등 자연 경관이 수려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행지로도 인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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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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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사 공룡발자국


주변에 백련암, 청연암, 연대암 등 3개의 암자와 청담스님 사리탑 등이 빼어난 조형미를 갖추고 있어 천천히 둘러보다 보니 벌써 시장기가 밀려온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려다가 공룡발자국을 잠시 살펴보고, 구만면의 넓은 들을 내려다보며 점심식사를 위하여 회화면 맛집 오리랑으로 향한다. 다양한 차림에는 명품관광코스, 오리생고기, 오리랑코스 등으로 유혹하여, 우리는 오리랑코스를 주문하여 케이준샐러드, 연훈제샐러드, 훈제바베큐, 영양죽 등을 차례로 맛보며 모처럼 오리예찬에 빠져 쫄깃하고 은은한 향이 가득한 오리 요리로 즐거움을 나누었다. 주인이 직접 사육하고 재배하여 만드는 요리라 더 믿음이 갔고, 일반육류는 주로 산성인데 비해 오리고기는 알칼리성이라 술, 담배 등의 해독작용이 탁월하여 많은 사람들이 건강식으로 즐긴단다. 고대 중국 최고의 미식가 서태후도 오리요리를 즐겼고, 오리고기에 함유된 필수아미노산을 통해 콜라겐을 공급 받으면 비만이나 고혈압까지 예방할 수 있다하며, 동의보감에서는 오리의 모든 부위가 약용으로 상용된다고도 한다.

오리 요리로 식감을 높여 행복 충만한 기분으로, 비록 전설이기는 하여도 왜놈들이 속았다고 하여 일명 속싯개라 불리는 당항포로 향한다. 당항포는 고성군 회화면과 동해면 사이의 당항만으로 임진왜란 때 이충무공의 대첩지이며, 선조 25년과 27년 두 차례에 걸쳐 적선 57척을 전멸시킨 전승지이다. 이에 지역에서는 장군께서 욕심을 버리고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마음이 깃든 당항포대첩지를 후손에게 길이 전하고자 1981년 군민들의 뜻을 모아 대첩지를 조성하고, 1984년 관광지로 지정되어 1987년 11월에 개장하였다. 그 후 2006년, 2009년, 2012년 3회에 걸쳐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사 엑스포인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를 개최하여, 이곳 당항포관광지는 엑스포주제관을 비롯하여 한반도공룡발자국화석관, 5D입체영상관, 4D입체영상관, 공룡캐릭터관 등 공룡에 관한 볼거리도 풍부하며, 해양레저스포츠도 체험할 수 있는 다목적 관광지로 발전하였다.

볼 곳 많고 즐길 것이 많은 당항포관광지에서 해안선을 따라 조금만 이동하면 회화면 어신리 공룡발자국도 볼 수 있다. 이 발자국은 어신리 아래 땀 반도 동편해안 끝에 위치하며, 이제까지 알려진 발자국 가운데 가장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른쪽으로 구절산을 바라보며 계속하여 동진교로 이동하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 나타나 동해면으로 이어진다. 천혜의 자연보고로 손꼽히는 동해면은 대부분 바다와 인접해 있어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휴식처로 가득한 해안절경을 끼고 있다. 동해면 일주도로를 달리다 보면 확 트인 바다와 정겨운 해안마을이 한눈에 들어와 좋은데, 여기저기 들어선 조선소들이 아름다운 바다풍경과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을 많이 차지하여 아쉬움이 있지만, 동해면 내산리 해돋이 공원에서는 멋진 일출을 볼 수도 있다.

계속하여 동해면 일주도로를 달려보면 가을 햇살에 해수면은 은가루를 뿌린 듯 아름다우며, 동해면 구학포의 장좌리, 봉암리에서도 공룡발자국 화석지를 관찰할 수 있어 역시 고성은 공룡의 고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구학포 거의 다 가서 고갯마루 부근 길가에 약 200㎡ 정도의 녹지가 있다. 녹지 끝에서 해안으로 이어지는 소로를 따라 내려가면 공룡이 걸어간 모습이 보인다. 이곳의 화석은 해수면이 낮아지는 때에 4족 보행의 보행렬이 상당히 길게 보여 장관을 이루며, 수면 아래 잠기게 될 때도 서쪽 편에 있는 발자국 자리에는 흰색의 굴이 붙어 있어 맑은 물속의 공룡발자국도 관찰이 가능하며, 큰 구학포 마을에서도 공룡발자국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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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기념관

공룡발자국에 심취했다가 거류면을 거쳐 고성읍으로 향하다 보면 엄홍길전시관이 있다. 고성에서 태어난 히말라야 영웅 엄홍길의 일생과 1985년부터 23년 동안 히말라야 8000m 16좌를 모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전시하여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대자연에서 배운 꿈과 희망, 용기와 도전정신을 기리는 공간이니 둘러보면 좋겠고, 계속하여 한국탈 300여점, 외국탈 240여점이 전시되어 있는 고성탈박물관을 찾아 탈만들기체험을 해보고 여러 가지 재료로 탈을 만들어 만든 탈을 기념품삼아 가져오는 것도 좋겠다.

아직 소개 못한 곳들이 많지만 이제 고성 송학동 고분군을 둘러보며 욕심 많게도 또 보양과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저녁식사를 생각한다. 고성읍에는 알뜰하게 즐길 수 있는 한식집이 많이 있지만 다 제쳐두고 장어구이를 고집하는 사람이 있어 장어구이집을 찾아간다. 숯불에 올린 석쇠 위에 잘 손질한 장어를 한 점 한 점 올리며 고소한 구이냄새를 즐기다가, 잘 익은 장어를 생강과 방아잎을 유장에 버무린 양념에 적셔 들깻잎에 한 점 올려 마늘과 풋고추를 넣어, 소주 한잔 마시며 입에 넣으니 꿀맛이 따로 없네. 이렇게 고성에서의 하루를 마무리 하고 오는 길에 무이산 문수암에 올랐다. 마침 보름이 가까워 오는 날이라 거류산과 벽방산 사이로 떠오르는 월출, 아름다움이 지나쳐 황홀하다. 달님이시여 좋은 여행 많이 즐길 수 있도록 점지해주소서!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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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동 고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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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랑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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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준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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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훈제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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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제 바베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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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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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암 청담스님 사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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