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버지
  • 경남일보
  • 승인 2013.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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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딸내미 시집보낼 때 얻은 빚이 아직 막막한데

아내의 수술비가 파도보다 높다

작은 호롱불로 저 거대한 섬광과 싸우는 사람



- 이용철 <아버지>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거대한 섬광’과도 같았을 터. 꼿꼿이 올려다보기엔 여린 목덜미가 뻐근해 늘 그 앞에선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함부로 눈을 치뜨면 시큼, 눈이 시려와 슬금슬금 곁눈질로 눈치만 살피게 하던 아버지.

그러나 자식들 하나 둘씩 살림을 낼 때마다 툭, 툭 여기저기 뼈마디 불거지는 생. 그 불거진 뼈마디를 호롱처럼 빼어 들고 남은 생을 홀로 외롭게 밀고 가는…. 우리 시대의 ‘아비’란 그렇게 외로운 이름이다.

단 석 줄의 시행 안에 어느 아비의 60~70년 서사를 가뿐히 담았다. 압축된 시행으로 당겨낸 시적 긴장이 여간 아니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



디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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