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90주년을 계기로 돌아보는 교육방향
개교 90주년을 계기로 돌아보는 교육방향
  • 경남일보
  • 승인 201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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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유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2013년은 진주교육대학교가 개교한 지 90년을 맞게 되는 뜻 깊은 해이다. 그동안 진주교대는 지역민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이에 대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진주교대는 초등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1923년 4월 24일에 개교한 경남공립사범학교로 모태로 하고 있다. 올해로 90년의 전통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전국 교육대학 중 최고(最古)의 역사를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배출한 3만여 동문이 전통에 걸맞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진주교대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인 진주사범을 거쳐 2년제, 4년제 대학 교육과정을 거쳐 현재는 대학원을 포함한 2000여 명의 예비교사들의 교육도장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흔히들 진주를 교육도시라 한다. 작은 진주가 교육도시로 그 어느 대도시와도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이 훌륭한 선생님들의 교육열이었을 것이다. 필자는 80년대 진주에서의 고등학교 교편생활을 하는 동안 선생님들의 제자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열정과 헌신성을 가진 선생님을 배출한 진주사범·진주교육대학교, 경상대학교가 그 초석이 되어, 교육도시 진주가 되었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성장한 사람들은 고위직에 올라서도 대개 교육계에 종사하게 되고 많은 인재들이 교육행정가로서도 성장해 교육도시 진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 당시의 교육도시라는 개념은 소위 명문학교에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고, 이를 중심으로 더 우수한 인재를 모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엘리트 중심의 교육체제는 도시 전체를 ‘인의예지’나 ‘지덕체’를 겸비한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만드는 교육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 이게 아마 지난날 교육도시라는 명성이 다소 퇴색되어가는 이유일 것이다.

따라서 미래시대의 소명에 부응하는 교육도시 진주로의 발전은, 우선 경쟁을 바탕으로 이기는 자만의 성공을 말하는 그래서 이기는 자가 많은 도시라는 의미의 교육 도시는 지양되어야 한다. 이기는 자가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꼭 행복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수의 성공을 위해 다수가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하는 사회 구조는 국민 모두가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며 그런 사회는 결코 오래 유지되기 힘든 불안정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든 개성과 소질을 계발하여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찾는 행복한 국민이 많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각자의 생김이 다르듯이 각자의 소질과 적성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을 살려 조화를 이룬다면 사회는 더욱 아름답게 발전할 것이다. 이는 여러 가지 색깔이 빛이 모여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드는 이치와 같다.

그리고 이것이 교육당국이 주장하고 있는 꿈을 살리고 끼를 키우는 창의·인성 교육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이론도 실천의지와 거기에 수반되는 제도적 장치가 철저하지 못하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우리 국민들은 미사여구에 현혹될 만큼 어리석지는 않으며, 국가가 정말 실천 의지를 갖고 진정성 있게 국민들을 설득해야 국민이 정부 정책을 믿고 따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만인의 만인에 의한 만인을 위한 교육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이는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말한다. 모두가 행복한 국가는 경쟁을 지양하고 협동·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교육으로 이룰 수 있다. 시너지 효과란 하나에 하나를 더하여 둘이 되는 것이 아니라 둘보다 많은 다수가 됨을 말한다.

우리 대학교가 개교 90주년을 맞아 개관한 교육문화관은 이러한 교육을 실현할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교육문화관에 있는 역사관, 교육박물관은 우리대학 학생들이 교육자로서 자부심을 갖는 공간이 될 것이고, 사도교육관은 예절교육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는 경험 공간이 될 것이며, 다문화 체험관은 다양한 민족의 문화를 서로 이해하는 공동체 공간이 될 것이며, 그 외에 전시관, 공연장, 남명관, 가정 정환기 기념관 등은 정서적 안정감을 갖는 사람의 품성을 기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나는 이런 공간이 많은 도시가 미래의 교육도시 진주의 자화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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