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화려함에 이야기 옷을 입다
축제, 화려함에 이야기 옷을 입다
  • 강민중
  • 승인 2013.10.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의 10월축제 총평
 
시원한 가을 바람과 함께 진주를 찾았던 진주남강유등축제, 개천예술제,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등 10월 축제들이 시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흔들고 지나갔다. 그 어느해보다 풍성하고 조화된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며 안정된 축제로서의 모습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새로운 유등들이 더욱 늘어났고 그 폭을 진주성 전체로 넓혀 그위에 이야기를 입혔다. 개천예술제는 야간가장행렬 등 새로운 행사를 신설함과 동시에 종야축제 등을 통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리아 드라마페스티벌은 드라마와 k팝 한류스타 등 최신 문화트랜드를 지역으로 끌어 오면서 더욱 동적이고 젊은 열기를 불어넣었다

진주시는 지난 1일부터 13일간 이어진 진주 10월 축제 기간동안 270여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축제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개천예술제 ‘위상 재확인’

올해 개천예술제에는 첫 국비지원과 17년만에 정홍원 국무총리가 개제식에 참석하면서 국내 최고의 문화예술제 위상을 재확인 했다.

개천예술제는 전야서제, 개제식, 예술경연, 부대행사 등 10개 부문에 걸쳐 64개 세부행사로 지난해보다 풍성하게 꾸며지며 부활의 날개짓을 펼쳤다. 특히 이중에서 ‘진주대첩’이란 주제가 예술제 전반을 이뤘으며 특히 임진왜란 승전의 역사를 스토리텔링화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진주대첩의 역사적 의미, 호국정신을 기린 ‘진주대첩승전기념 가장행열’은 421명의 진주시민이 타악팀과 함께 진주대첩 대동한마당을 펼쳐 현장에 있는 시민들과 모두 어울어지는 참여형 가장행열이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문화·관광 상품 육성 방안, 진주대첩을 예술로 승화한 행사라는 점에서 미래를 밝게했다.

진주대첩 승전을 재해석한 뮤지컬 ‘촉석산성 아리아’는 진주의 역사를 예술과의 소통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조망했다.

이는 역사적으로는 물론 교육적, 예술적 가치를 지닌 진주만의 콘텐츠 개발과 새로운 문화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어필 할 수 있는 한국적 뮤지컬로의 가능성도 보였다.

이외에도 개천예술제의 중심인 예술경연은 음악, 국악, 무용, 문학, 미술, 사진부 등 9개 부문에서 16개의 전국규모 대회가 열렸다. 특히 문학부 백일장은 ‘개천예술제의 꽃’이라 불린 만큼 우수한 기능을 가진 예비 시인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심사위원들이 엄선에 힘들어 했고, 일반부인 개천문학 신인상의 경우 모처럼 우수작들이 나와 당선에 공동당선작을 낼 만큼 좋은 결실을 보였다.

◇남강유등축제 ‘원조는 달랐다’

올해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서울시의 등축제 연례화 방침에 따른 논란이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하면서 홍보면에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축제의 화려함이 더해져 축제를 찾는 관람객면에서도 안정권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촉석루 아래 남강 물 위에는 세계의 풍물·한국 등과 남강 둔치에 형형색색의 각종 등을 설치해 남강 물 위의 등과 조화를 이뤄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했다. 역사의 현장인 진주성을 축제의 장으로 확대 재구성해 500년 전 조상의 생활풍습, 진주성 수호 군사훈련 모습, 우물 복원, 용다리 전설 등을 소재로 한 유등을 지난해 700개에서 올해는 1000개로 확대 전시해 진주성을 메웠다.

눈길을 끈 것은 진주성 둘레길. 1.2km에 연인의 길, 사색의 길, 충절의 길이라는 명칭을 이입해 스토리 텔링화함으로써 마치 동화의 한장면을 연출, 관람객의 탄성을 끌어내기 충분했다. 특히 축제장의 메인행사장이 남강변 야시장에서 진주성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캐나다 수교 50주년과 유등축제가 해외에 첫 진출한 것을 기념한 ’캐나다 특별전시관‘이 운영됐으며 수상특별무대에서는 매일 뮤지컬 ’유등‘이 무료로 공연돼 의미를 더했다. 올해 특별히 안내 유등을 확대해 관람객들이 쉽게 행사장을 둘러 볼 수 있도록 편의성에 중점을 뒀으며 창작등 만들기, 사랑다리(부교, 4개소) 건너기, 전통놀이체험, 관아 감옥체험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됐다. 진주 관문 나들목에는 올해 처음으로 대형 유등을 설치, 진주 초입부터 관광객들을 맞는 세심함도 돋보였다.

 

드라마페스티벌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를 찾은 중국관광객들.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한류 중심 기대’

2013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에도 국내 팬은 물론 중국, 일본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져 한류의 힘을 실감하게 했으며 해외 매체들의 취재 열기도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전 세계 3억 명의 시청자를 가진 일본 NHK 월드에서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팀과 5000만 명이 시청하는 중국 샹하이 TV의 연예정보 프로그램 제작진싱가포르 잡지 KAvenyou 등이 찾아 취재경쟁을 벌였다.

올해는 메인 행사장을 진주종합실내체육관으로 옮겨 전체적인 축제의 외형을 확대했다. 야외 축제장도 장대동 남강 둔치로 바꿔 다양성을 추구했으며 어워즈 입장권이 20초 만에 매진되고, 부대 행사장의 수상 부교가 예상보다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올해 축제에서는 ‘코드폐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100여명의 자원봉사가들이 축제의 숨은 주역으로 떠올랐다. 프로그램 기획, 제작부터 행사장 관리, 드라마 관련 인사 초청과 통역까지 자원봉사가들이 행사장 곳곳에 포진돼 주체적이고 비중 있게 활동했다.

올해 진주의 10월축제는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합천대장경세계문화축전 등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대형 축제와 연계되면서 올해는 대도시 및 원거리 관람객에 의한 경제 시너지효과가 예년보다 컸다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찾아온 불청객 제24호 태풍 ‘다나스’로 인한 하루 휴장으로 전체 관람객 수가 지난해 280만 여명 대비 10만여명 가량 줄어든 수치를 보였지만 하루 평균 관광객수는 평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유관기관의 유기적인 협조와 신속한 사전 대처, 신속한 개장으로 태풍을 무사히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축제를 마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먹거리 장터, 교통 등 문제 되풀이

올해 축제에도 먹거리 장터, 교통, 숙박 등 고질적인 문제점은 그대로 반복됐다.
특히 축제의 인기 만큼이나 먹거리 장터는 큰 인기를 구가했다. 심지어 재료가 동이나 주문이 안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행사기간 중 먹거리장터 음식들의 재료 원산지 미표시 등의 문제가 제기돼 축제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우려를 낳았다. 이들 60여개 풍물시장 식당과 스낵코너 등은 원산지 표시 의무대상에 속하지만 대다수 식당이 원산지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손님이 알아보기 어려운 곳에 원산지 표시판을 두는 곳도 많았다. 최근 일고 있는 웰빙바람과 먹거리 위험에 대한 불안과 직결된 일인 만큼 우선 해결과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또 길 곳곳에 쓰레기가 넘쳐 악취가 나는 곳도 여전했으며 취객들과 관람객들의 몸싸움이 자주 목격돼 자칫 먹고 마시는 흥청망청 축제로 퇴색될 수 있는 만큼 세부적인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축제의 인기 콘텐츠로 각광을 받고 있는 남강유등축제장의 유료 부교는 지난 5일 통행량이 축제 사상 최대인 7만 3000명을 기록했을 만큼 여전한 사랑을 받은 반면 안전과 직결되는 안전요원들은 부교 중간 지점에 1~2명 정도의 소수 인원이 배치돼 안전을 위한 관심이 필요하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지난 5일에는 진·출입하는 고속도로 나들목의 하루 통 행량이 지난해보다 21%나 급증하면서 시가지는 물론 고속도로, 국도 일대가 심각한 교통체증현상을 빚어 교통대책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무료셔틀 버스운영과 관련해 탄력적 운행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배차 간격이 모든 지역이 동일하게 10분 단위로 운행돼 관광객이 주로 몰리는 지역의 경우 무료셔틀이 과하게 붐비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따라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에서는 5분 단위로 배차함으로써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부대행사로 치러진 실크 박람회와 건강박람회 등 무관한 행사의 짜집기 구성은 진주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과의 이질감으로 자칫 핵심 축제의 집중도를 분산시키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경제파급 효과 정확한 산출 필요

기념품이나 특산품 판매 코너도 부족은 물론 숙박시설 부족으로 머물러가는 축제 효과도 미미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숙박의 경우 지역 경제 파급효과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올해 진주시가 발표한 10월 축제으로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1500억원 대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추론에 불과하다. 한해에만 그칠 축제들이 아니라 해마다 반복되는 콘텐츠인 만큼 실제적 경제파급효과에 대한 더욱 정확한 산출은 물론, 자료의 데이터화가 필요해 보인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세부적인 경제적 창출 노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글로벌 축제로 평가받고 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 이번 축제기간 동안 자체 수익은 얼마나될까. 내년 대한민국대표축제를 졸업하게 되면서 국비지원이 줄어든다. 국비지원을 통해 더욱 단단해진 축제의 외형을 고려하면 넋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지난 축제들을 통해 자립화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강조돼 왔다. 주최측 역시 유료화의 시도로 세계등 부스를 만들어 유료화 하는 등의 노력들을 꾸준히 펼쳐왔지만 성과는 미흡했고 현재는 이마저도 없어진 상태다.

개천예술제는 순수예술경연대회를 축으로 하는 만큼 제외하더라도 코리아 드라마페스티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영화제 시작과 동시에 자립화에 눈을 돌려 5년만에 어느정도의 자립화를 이뤄내며 외형과 내실이 더욱 확대됐다. 코리아 드라마페스티벌의 경우 외형은 어느정도 갖춰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비형 축제다. 내실을 다지는 고민을 해야하는 과도기적 시점에 있는 만큼 내년에는 자립화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보여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