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觀相)이야기
관상(觀相)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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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인 (소설가)
최근, 영화 ‘관상’ 이 인기를 끌고 있다. 관상은 사주, 풍수 등과 더불어 역학이라고 불리는 운명학의 한 분야이다.

나도 ‘관상’을 보았다. 관상에 대한 나의 견해가 다른 이들과 어떤 차이가 나는가 하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사주·관상·풍수 등을 두고 미신이다 아니다, 말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미신여부에 상관없이 먼 조상 때부터 길흉사를 맞아 사주·관상·운세를 한두 번 보아 온 풍습이 있다. 지금도 이름 있는 재계·정계 인사들이 사주·관상·운세를 자주 보고 참고한다는 말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사주관상의 중요성을 인정하든 말든 그것은 자신의 주관적 가치판단에 맡겨두는 게 옳다고 본다.

사람들은 운명을, 정해져 있다기보다 스스로 개척하면 된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 적이 한두 번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때로는 견디지 못할 정도의 시련과 맞닥뜨린 적도 있었을 것이고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은 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달리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의 작용일 수 있다. 혹 사주·관상·운세의 영향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역학이 순전히 미신이라고 여기는 것은 조금 지나친 감이 있겠다.

사람은 태어난 순간에 우주의 기운을 받는데 그 기운이란, 하늘의 기운인 천간과 땅의 기운인 지지를 말한다. 흔히 ‘사주팔자’라고 하는 것은 이 천간지지의 조합이다. 태어난 년, 월, 일, 시의 간지를 위아래 두 줄로 배열해 연결 지으면 네 개의 기둥이 생기는데, 바로 그 네 개의 기둥이 사주이고 위아래의 여덟 글자가 팔자인 것이다.

혹자는 사주팔자를 두고 태어나는 순간에 만들어져서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믿을 건, 좋지 않은 사주를 가진 사람도 의지로써 인생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선행과 사랑,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한 운명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영화 ‘관상’에서 계유정난을 꾀한 한명회는 어느 관상쟁이에게서 ‘언젠가는 목이 잘릴 관상’이라는 소리를 듣고 내심 불안해했다. 그럼에도 정난 이후 그는 살아서 권세와 부귀를 누렸고 죽어서는 비단수의를 입고 옻칠한 관에 누워 보란 듯이 땅 밑으로 들어갔다. 그렇다면 사주관상은 허상일 뿐이 아닌가?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훗날 갑자사화 때 부관참시 되어 목이 잘린 것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끝으로 사주관상을, 단순한 미신으로 여기거나 지나치게 맹신하면 성공한 인생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필자는 주장하고 싶다.

최혜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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