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거제~부산 시내직행버스 운행"
"거가대교 거제~부산 시내직행버스 운행"
  • 이홍구
  • 승인 2013.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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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결정에 경남-부산 '버스갈등' 새 국면
국토교통부가 최근 거가대교를 경유하는 거제~부산 시내버스 신설 운행을 결정함에 따라 경남도와 부산시의 ‘버스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경남도는 국토부의 결정에 부정적인 반면 부산시는 일단 환영의사를 표시하는 등 양 지자체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도내 시외버스 업체는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거가대교 통과 시내버스 내년초 운행될 듯=국토교통부는 지난 23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 노선조정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부산시가 제출한 ‘부산~거제 시내버스 운행안’을 최종 심의했다. 국토부는 거가대교를 경유하는 시내 직행 좌석버스 10대(부산시, 거제시 각 5대)를 투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노선조정위 결정을 25일 확정 발표하고 곧 경남도와 부산시에 공식 통보할 방침이다. 노선조정위 결정은 해당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노선조정위 결정에 따르면 거가대교 경유 시내버스의 시·종점과 정류소 등은 경남도·거제시와 부산시가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요금은 5400원 수준에서 정하도록 했다. 부산에서 버스 5대를 투입해 운행을 시작하면 거제지역 시내버스가 3개월 이내에 5대를 추가 운행할 수 있다. 만약 3개월 내 경남에서 노선 개설을 하지 않을 경우 부산시가 5대 를 추가로 운행할 수 있다. 부산시측은 경남도와 세부협의 사항을 거치면 본격적인 운행은 내년 2월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부산시는 KTX와 시외버스를 연계하기 위해 부산역·사상역~고현·장승포 총 4개 노선 20대를 운행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경남도와 도내 시외버스 업체들의 반발을 고려하여 거리와 버스 대수를 대폭 축소, 거제시 연초면~부산 하단 노선 5대만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도내 시외버스 업체 부정적인 반응=국토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경남도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남도는 일단 시내버스 정거장이나 배차시간 등 구체적인 세부사항에 대해 부산시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경남도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시내버스 신규 개통은 불가피하게 수용하지만 노선과 댓수를 최소한도로 묶겠다는 것.

경남도의 기본 인식은 행정구역이 접해 있어 광역교통망이 가능한 부산~양산·김해와 거제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시외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달려도 1시간20분이 걸릴 거리를, 도중에 정류장을 군데군데 설치해 시내버스로 운행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시내버스가 시·도를 넘나들때 행정구역 경계에서부터 3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도 부산시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경남도는 보고 있다. 시내버스를 운행하게 되면 부산지역 시내버스는 거제시 전역을 운행할 수 있지만 거제지역 시내버스의 경우 면적이 넓은 부산시에서는 부산역까지도 운행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부산시의 의도는 김해~부산경전철 개통으로 줄여야 하는 부산의 시내버스를 거제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하여 거제시민들의 생활권을 부산 경제권에 편입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남도의 이같은 기본 입장에도 불구하고 거제시는 내심 시내버스 운행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경남도와의 관계를 의식하여 시내버스 개통을 바라고 있는 상당수 거제시민의 여론을 외면만 할 수 없다는 것.

부산시도 시내버스 개통으로 대형쇼핑센터가 없어 부산으로 쇼핑을 하러 가는 통영·거제 주민이 늘어나는 ‘빨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적인 경영악화를 우려하는 도내 시내버스 업체들은 국토부의 결정과 관련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경원, 신흥, 대한 등 도내 시내버스 업체들은 거제시외버스터미널~거가대교~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을 하루 110차례 운행하며 한 달 평균 13만여명의 승객을 수송하고 있다.

◇양 지자체 힘겨루기 치열=경남도와 부산시의 거가대교 버스전쟁은 거가대교가 2010년 12월 14일 개통한 뒤부터 이어지고 있다. 양 지역의 경제권 손익에 따른 이해득실에 경남지역 시외버스와 부산지역 시내버스라는 업체간 대립구도는 감정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이 와중에 거제시민을 비롯한 경남도민의 편익은 사실상 도외시되고 있다.

부산시는 거가대교 개통이후 줄기차게 부산역에서 가덕도까지 운행하던 기존 시내버스 연장을 추진해왔지만 경남도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 경남도는 주민들의 편의성을 내세워 시외버스의 신평역 정차를 해왔지만 부산시는 시내 교통체계가 근본적으로 무너질 것이라며 반대했다.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버스노선 신설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이 노선을 운행할 버스로 부산시는 ‘시내버스’, 경남도는 ‘시외버스’를 각각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대립은 국토부 조정과 법정다툼이라는 외부결정에 의존해야하는 상황으로 번졌다.

부산지역 시내버스 4개 업체가 경남도를 상대로 ‘통영~거가대교~부산 신평 지하철역 정차지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자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원고 승소 확정 판결을 내렸다. 경남도가 새 노선을 지정하면서 부산시와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에따라 경남도는 노선지정을 취소하고 새로운 시외버스 노선인 ‘거제~거가대교~부산 신평역~사상터미널’에 대해 부산시에 협의 요청을 했지만 부산시는 거절했다. 도는 즉각 국토부에 조정신청을 하여 신평역 정차가 가능해졌다. 부산지역 시내버스 업체들은 또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최근 법원이 경남도측의 손을 들어주는 등 엎치락 뒤치락하는 법정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시는 도내 시외버스의 신평역 정차 문제에서 밀리자 시내버스 운행 문제를 제기하여 이번에 국토부의 부분적인 시내버스 노선신설 결정을 얻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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