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日常)
일상(日常)
  • 경남일보
  • 승인 2013.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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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환 (경남은행 남진주지점장)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어느 날부터인지 모르지만 창문을 통하여 들어오는 빛보다 알람이 먼저 하루를 알려 온다, 눈을 떠 창문을 열어젖히면서 멀리서 다가오는 여명과 시간을 보니 시월의 마지막 날임을. 농익은 가을이 겨울을 유혹함을 느낀다.

짧은 아침 운동과 샤워를 마치고 출근길에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과 경관이 며칠 전보다 눈에 띄게 부산스럽게 종종거림으로 다가온다, 나도 덩달아 발걸음이 빨라지고 괜스레 마음이 바빠온다. 빠른 걸음 속에서 문득 옆을 보니 사무실 앞 거리에 노란 국화가 소담스럽게 몇 개의 화분에 놓여 있다. 누가 놓았는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곱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사무실에 들어와 어제와 똑같은 직원들과 언제나처럼 인사를 나누고 티 타임을 가지면서 오늘 만나야 할 고객과 수행하여야 할 과제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어제와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분위기가 좀 더 무거워지고 과제를 보다 세밀하게 논하게 된다는 점이다. 모두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늘 같은 듯 다른 일상이 전쟁으로 시작된다.

사무실을 나와 약속된 고객과의 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또다시 서두르기 시작한다. 자주 만나오던 고객도 있고 처음 약속을 잡고 만나는 고객도 있다. 스트레스와 좌절을 만나기도 하지만 감동과 따뜻함을 느끼고 더 나아가 배움을 얻는 경우가 많아 내가 하는 일에 늘 감사하고자 다짐한다.

똑같은 근무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늦은 가을의 일과시간은 훨씬 줄어져 있는 것 같아 조바심으로 서두르다 보면 벌써 거리는 나의 조바심보다 더 분주하기 시작해 있고 도로의 자동차들은 하나 둘 미등을 켜기 시작한다.

사무실로 돌아와 직원들과 아침의 미팅내용과 오늘의 성과를 리뷰하고 공유하면 하루가 지나간다. 내일도 오늘과 같은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밤과 낮이 있어 오늘과 내일로 나뉘어지지만 일상은 어쩌면 연속일지도 모른다.

현재까지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다 전기의 창업주 마쓰시다 고노스케가 말한 하늘로부터의 3가지 은혜를 나는 자주 생각해 본다

첫째, 은혜는 11살 때 조실부모하여 남들보다 일찍 철들고 세상을 알게 된 것이고, 둘째는 허약하게 태어나 언제나 건강을 염두에 두어 94세까지 장수하였고, 셋째는 초등학교 4학년밖에 다니지 못하여 어떤 사람을 만나도 스승으로 겸손하게 대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고. 나의 은혜는 무엇일까. 소소한 일상에 감사할 수 있는 소박함이 아닐는지….

차진환 (경남은행 남진주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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