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
디자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
  • 경남일보
  • 승인 201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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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수 (한국국제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예전에는 디자인이라는 이질적인 용어가 이젠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서 친숙한 단어로 등장하고 있다. 이를 대변하듯이 모 기업에서는 향후 한국을 먹여 살릴 산업이 디자인이라고 주장한 바, 대다수가 이에 동의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DESIGN’이라고 적힌 내용을 보고 ‘데시근을 배우는 학과는 어디입니까?’라고 질문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큰 격세지감을 느낀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디자인에 대해 잘 알고 전문가이며 잘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디자인을 설명해 보세요’라고 질문하면 다르게 설명하거나 전혀 다른 개념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는 디자인이 우리사회에서 잘못 이해되고 왜곡된 실상의 하나이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또 그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생각해 보면 현대 디자인의 두 경향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먼저 구미(歐美)스타일이라고도 하는 ‘산업 속의 디자인’은 미국, 일본, 한국 그리고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발전한 디자인 경향인데, 이는 시장에서 제품의 선점과 우위점 확보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디자인을 중요한 전략과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형태이다.

대부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던 시절에 전자식 화장실 문화를 창출한 일본의 디자인, 재래식 부엌이 태반인 시절에 최고의 키친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보인 한국의 디자인, 디자인에 점차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 등의 디자인도 이에 포함된다.

구주(歐洲)스타일이라고도 불리는 ‘생활 속의 디자인’은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한 디자인 경향인데, 그들만의 자연환경과 여건, 특징과 장점을 살린 디자인을 제품에 적용하여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편리함을 추구하는 형태이다.

북구의 자연여건을 활용하여 최고의 수공예품을 생산하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르네상스의 문화적 기반과 감각을 살려 국가 디자인 모형의 기틀에서 창출되고 있는 이탈리아 디자인, 생활 속에서 도출된 독특한 이미지를 디자인으로 승화시킨 독일, 덴마크, 영국, 프랑스 디자인 등도 이 분류에 속한다.

따라서 우리사회에서 디자인에 대한 인식과 개념이 불분명한 이유는 산업 속의 디자인이라는 한계점에서 나타난 것이고, 문화와 삶에서 격리된 디자인은 추상적이고 막연하게 인식하기 때문에 나타난 필연적인 현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 속의 디자인에서 탈피하여 생활 속의 디자인으로 전환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으며, 화두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디자인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그 방법을 새롭게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조용수 (한국국제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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