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극상(下剋上)
하극상(下剋上)
  • 경남일보
  • 승인 2013.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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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근 (객원논설위원)
최근 들어 하극상(下剋上)의 풍조가 만연하다. 하극상의 사전적 의미는 ‘계급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이 예의나 규율을 무시하고 윗사람을 꺾고 오름’이라는 매우 부정적인 뜻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어떤 조직이든지 하극상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격하게 대처한다. 현 정부에서 첫 하극상은 미국에서 성 스캔들을 일으킨 전 청와대 대변인이 보였다. 당시 상사였던 홍보수석을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대놓고 공격하여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모 국가대표 축구선수는 한 술 더 떴다. 당시 감독에 대해 ‘해외파 건드리지 마라, 그러다 다친다’는 하극상에 가까운 조롱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검사동일체와 상명하복을 원칙으로 하는 검찰조직에서도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와 관련하여 지휘책임자와 특별수사팀장과의 하극상 논란이 일고 있다. ‘수사 보고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를 놓고 서로 치고받으며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들 앞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자료에 의하면 해병대에서도 하극상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이후 하극상으로 징계를 받은 장병이 273명이나 된다고 한다. 2009년 50건에 불과하던 것이 작년에는 71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이다. 군의 생명인 위계질서까지 무너트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극상은 작은 갈등에서 출발한다.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는 조직운영시스템의 개혁이 급선무다.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조직시스템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 내부갈등과 이견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통합하는 조직과 리더십이 중요하다.

안상근·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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