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이 서식하는 남천이야기
수달이 서식하는 남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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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옥 (한국폴리텍 창원캠퍼스 학장, 공학박사)
지난 10월 25일, 창원 남천에서 수달 서식처 복원을 위하여 ‘수달이 서식하는 도심하천 만들기 실천 선포식’ 행사를 우리 대학 주관으로 실시하였다. 본 행사에서는 우리 대학을 비롯하여 우리지역을 녹색사회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6개 기관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지자체와 환경청의 후원하에 상호협력하여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달이 서식하는 도심하천을 만들기 위한 실천 선언문을 선포한 것이다.

창원 남천은 성주사 계곡에서부터 시작하여 봉암 갯벌을 지나 마산만까지 약 10㎞가 되는 지방하천이다. 이곳은 창원을 대표하는 공장들이 밀집되어 있는 공단지역과 도심지역을 통과하는 지천들이 합류됨으로써 그동안 공장폐수와 생활오수로 심각하게 오염되었다. 남천의 수질을 살펴보면 1996년 하수관거 정비 이전에는 BOD가 27ppm정도로 오수천이라 할 수 있었으며, 생태하천 조성 전에는 5ppm, 지난해 생태하천이 복원된 후에는 1.2ppm으로 나타났다.

현재 남천의 수질은 완전히 회복되어 BOD기준으로 본다면 1급수 상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남천은 2007년부터 진행된 환경부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질개선은 물론 어류도 풍부해져 남천에서의 수달 서식지 복원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곰이나 여우 등은 종복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달은 아직까지 이러한 종복원 사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달은 서식환경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수달의 서식지를 복원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도심하천인 남천에서 복원이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는 현재 남천의 수질이 많이 개선되어 수달의 먹이인 물고기도 많아졌고 2011년과 2012년에는 수달의 흔적인 분변과 발자국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한국수달연구센터의 추정에 따르면 봉암갯벌 일대에 그 서식처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환경지표가 되는 여러 동·식물 중에서 수달을 선정한 것은, 지난 2007년 환경부에서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천의 대표적인 것이 수달이라고 답한 사람이 21%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수달이 서식하는 하천이 가장 균형적인 생태계를 이루는 깨끗한 하천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달은 수생태의 건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종 동물로서 현재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되어 있고,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보호받고 있는 동물이다. 지난해 5월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로 재지정되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수달은 통영, 거제, 사천, 남해를 잇는 해안지역에서 가장 높은 분포를 보이고 있고, 한강과 낙동강 등 5대강 유역과 소양호, 파로호, 임하, 합천, 대청, 충주 같은 댐에서도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고 있다. 무엇보다 수달이 하천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서식영역은 물론 수달은 하루에도 수십㎞를 이동하기 때문에 이동 통로가 필요하고, 또한 물고기와 개구리 등 먹이가 풍부하게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

남천의 경우 이러한 요건들을 충족하고 있으므로 수달 서식처 복원과 함께 이제 도심하천으로서 수달과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공생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도심하천은 시민들의 생활공간이기도 하지만 수생물들의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상호공존하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수생물들이 서식하고 생활하는 하천수변구역과 시민들이 활동하는 공간을 조금 분리할 필요는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천변을 수목지대로 조성하여 하천의 경계를 두게 된다면 수달과 시민들이 서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박희옥 (한국폴리텍 창원캠퍼스 학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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