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디자인에 승부를 걸자
로컬디자인에 승부를 걸자
  • 경남일보
  • 승인 2013.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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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수 (한국국제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국내 한 기업은 가전제품에서 출발하여 반도체를 거쳐 스마트폰으로 세계 최정상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는 차별화된 기업경영과 마케팅,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우월성도 있었지만 디자인의 역할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

차별적이고 높은 수준의 기술을 밑바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으며, 8년 연속 판매 1위라는 모 기업의 에어컨도 동일한 디자인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즉 디자인을 보면 국내제품이나 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과의 차이는 거의 없다.

이와 같이 동일한 디자인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는 디자인 전략을 ‘글로벌 디자인(Global Design)’이라고 하는데, 이는 표준화 및 규격화가 가능한 제품을 디자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개성과 차별화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이다. 따라서 차별화된 디자인과 브랜드 표준화가 구축된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에 반해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디자인에 접목시켜 국내에서 저변을 확대한 후 세계시장으로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녹차, 지리산이라는 자원과 전통성을 계승하여 최적의 약령시장이라는 차별성과 독특성을 디자인으로 표출한 지역디자인 등이 있는데, 이는 지역의 정체성과 독특성을 디자인이라는 요소에 접목시킨 경우이다.

이와 같이 표준화 및 규격화가 어렵지만 특정지역의 정체성과 독특성을 활용한 디자인 전략을 ‘로컬디자인(Local Design)’이라고 하는데, 특정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역사성, 특정제품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성과 개성을 디자인 자원으로 도출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역사성, 특이한 제조방법, 유일성 그리고 대표적 산지라는 특정자산을 소유한 지역의 중소기업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은 동일형의 표준화와 규격화를 기반으로 한 산업보다는 정체성과 독특성에 기반을 둔 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최적의 디자인 전략은 분명 로컬디자인이다. 하지만 시대적 대세라는 오인에 편승하여 글로벌리즘을 모방한 디자인, 타 지역의 정체성과 개성을 혼합한 이질적인 디자인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지역디자인 전략화의 문제와 한계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극복의 선결과제는 지역의 정체성과 독특성을 되살리고 회복하려는 인식과 노력을 갖는 것이다. 그후 로컬디자인 전략에 근거한 우리만의 정체성과 독특한 이미지가 주는 자신감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걸자. 이것만이 개방화 사회에서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이다.

/조용수 (한국국제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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