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문화융성을 위한 一言
경남, 문화융성을 위한 一言
  • 경남일보
  • 승인 2013.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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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창원대학교 예술대학장)
새 정부가 출범한 첫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 정부가 제시한 많은 공약들을 시행하고 완성하기 위한 5년이라는 기간은 그리 긴 시간만은 아니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서 많은 공약을 제시했지만 문화예술인이기에 관심이 가는 부분은 당연히 ‘문화융성국가’에 대한 공약이고 우리 지역에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다소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지난 7월에 대통령소속 정책자문위원회인 문화융성위원회(위원장 김동호)가 출범하면서 소속 위원들이 전국을 순회하며 지역의 특화된 문화예술 자원을 진단하기도 했다. 과거 어느 정부도 없었던 새로운 정책이기에 기대감 또한 높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책의 실행 가능성과 효율성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문제는 예산이다. 복지분야의 공약부문도 예정보다 축소되고 세수조차 줄어든 상황에 부족한 예산으로 문화예술 부문에 대한 배려가 어느정도일까. 새 정부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이 시점에 왜 문화융성국가인가. 아마도 이 정책은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하나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만큼 문화예술을 통해 국민의 정서를 순화, 풍부하게 하여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제 문화예술은 더 이상 보고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산업화해야 한다는 점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류를 통해 알게 됐고 이러한 부문도 산업화해 비즈니스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략적 정책판단에서 나왔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들여다볼 때 경남의 문화예술인(문화예술정책 포함)들이 감나무 밑에 서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지역의 문화예술정책은 지역에 맞는 시스템과 정책을 수립하고 준비해야만 차별화된 문화예술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는 성공할 수 있고 나아가 지역의 또 다른 컨텐츠를 발굴하며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경남은 최근 문화탈취를 통해 가슴 아픈 상처를 받았다.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한 듯한 유사형태의 축제를 서울에서 개최해 진주시민뿐만 아니라 경남도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 개천예술제라는 진주만의 오랜 축제문화의 부분행사로 진주를 상징하는 국제적 명성의 유등축제인데 거대도시 서울에 먹혀 버린 참혹함이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길이 없다.

이러한 현상을 겪을 때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또 다른 긍정적 측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구가 발동한다. 진주의 유등축제는 진주만이 가지는 차별화된 문화축제이다. 이 시대에 필요로 하는 콘텐츠이기에 국제화가 가능했고 외부에서 탐낼 만큼 성공적이었다. 최근 끝난 합천 대장경세계문화축전도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도 모두 그러했다. 그렇지만 부족했던 부분이, 안일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짚어봐야 한다.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진단과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전문성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독이 되어 돌아온다. 그 부분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과감하게 영입, 지원해야 한다. 기존의 기득권을 누리고 있기보다 새롭고 전문적인 인력조직으로 기존의 콘텐츠를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두 번째는 문화예술콘텐츠를 명품화시키는 작업이다. 경남의 자원은 더 이상 경남의 것이 아닌 세계인의 즐길거리고 나아가 지구촌의 축제로 만드는 정책과 홍보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후진양성이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풍부한 에너지를 가진 젊은층의 인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이는 고용창출과 이어지고 후진양성을 위한 지름길이기도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목적달성을 위한 추종형에서 선도적인 리더형으로 국제적인 위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차별화에서 나온다. 차별화는 지역의 자원에서 얻어지며 전문적이고 새로운 정책과 전략이 더해질 때 비로소 우리 특유의 문화융성에 도달할 수 있다.

김동호 위원장은 “문화정책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경남의 문화융성을 위해 우리만의 전략이 필요할 때다. 마음 다잡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김경수 (창원대학교 예술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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