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기온과 작물생육
<농업이야기>기온과 작물생육
  • 경남일보
  • 승인 2013.12.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광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관)
올 여름에는 온 나라가 찜질방 같았다. 울산과 함안이 비공식적으로 40℃를 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밭일 나간 노인과 건설현장에서 50대 가장이 더위 때문에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전기 절감하느라고 형광등 끄고, 에어컨 끄고, 선풍기만으로 이 혹독한 더위를 견디려고 하니 참 힘들었다. 등줄기에 땀이 흥건하다. 사람들이 지쳐간다.

그러나 이런 사람과는 달리 창밖의 볏 잎은 참 푸르렀고 활기찬 모습으로 꽃을 피우면서 또 여물었고 누렇게 익어가는 벼도 이제는 수확이 완전히 끝났다. 참깨는 잘 여물어 많은 수확을 하였다. 금년에는 비가 적어 수확이 많았었고 지치지 않고 제 할 일 찾아 하는 작물들이 참 고마웠다.

주변의 작물들은 어떤 온도에서 잘 자라며, 몇 도까지 견딜 수 있을까? 작물의 적온을 보면 여름작물은 30~35℃, 겨울작물은 15~30℃ 정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벼와 옥수수는 30~32℃, 콩과 고구마는 25~30℃, 보리는 20℃, 밀은 25℃, 감자는 10~23℃이다. 이 정도의 생육 적온을 넘어서면 작물은 지쳐간다.

물이 충분한 조건에서 옥수수 같은 작물은 45℃까지 견디다가 시들고, 멜론이나 오이는 40℃, 보리는 30℃에서 시든다. 견딜 수 있는 최고온도는 대체로 하등식물일수록 높은 편이다. 온천수에서 주로 자라는 청록조류는 80~85℃까지 견디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고온에서 작물이 피해를 입는 원인은 무엇일까?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크게 보면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식물체내의 양분 불균형이다. 고온에서는 호흡과 같은 소모 작용은 감퇴가 심하지 않은 반면, 광합성이나 질소동화작용과 같은 합성작용의 감퇴는 심하다. 또한 고온에서는 식물이 수분을 흡수하는 속도보다 체내 수분이 증발되는 속도가 더 빠르므로 시듦 현상이 생긴다.

둘째로 고온에서는 식물체내 철분의 침전으로 인한 엽록소의 형성 장해로 황화현상이 유발되고, 그로 인해 광합성이 억제된다.

마지막으로 고온에서는 호흡이나 질소대사 이상으로 인하여 식물체내에 유기산과 암모니아 등 유독물질의 집적에 의한 대사 장애가 일어난다.

이처럼 수분과 영양분이 적절히 공급되고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작물들 또한 더위를 이기기 힘들다. 자신들의 몸을 돌볼 새 없이 오늘도 내이도 땡볕 아래에서 농작물들의 건강을 챙기는 모든 농민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더불어 매년 찾아는 더위 우리들 역시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농산물만으로 양분을 채워 보는 것은 어떨까?

홍광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관



홍광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