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옥 교수의 운동이야기
권선옥 교수의 운동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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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강국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이제 4년 만에 돌아오는 소치 동계올림픽 무대가 65일 앞으로 다가왔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스킹, 봅슬레이, 아이스하키, 컬링, 루지, 바이애슬론, 그리고 스케이팅을 포함하여 7개 경기 15개 종목에서 98개의 세부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스케이팅 경기는 쇼트 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롱 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 등 3개의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 쇼트 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을 쇼트트랙, 롱 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을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부른다. 쇼트트랙의 트랙은 111.12m이고, 스피드 스케이팅은 400m이니 쇼트트랙은 스피드 스케이팅에 비해 회전반경이 짧은 링크를 도는 경기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동계올림픽 효자종목은 단연 쇼트트랙스케이팅 경기이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 우리나라가 획득한 총 23개의 금메달 중,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의 이상화(500m), 모태범(500m), 이승훈(10,000m), 그리고 피겨스케이팅 종목의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을 제외한 19개의 금메달을 획득하였으니 그동안 동계올림픽의 대부분의 금메달이 이 종목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쇼트트랙이 동계올림픽에서 계속 강국으로 살아남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스피드스케이팅이 순발력을 바탕으로 하는 기록경기라면, 쇼트트랙은 빠른 민첩성을 바탕으로 하는 전략경기이다. 두 종목 모두 빠른 속도를 필요로 하지만 상대적으로 직선비율이 높은 스피드 스케이팅은 직선주로에서, 회전반경이 짧은 쇼트트랙에서는 곡선주로에서의 속도가 중요하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속도가 변하지 않으려는 관성을 이겨내고, 속도를 변화시키려면 큰 체격에서 나오는 힘(근력)이 필요하다. 쇼트트랙에서 방향을 바꾸지 않으려는 관성을 이겨내고, 곡선운동을 하려면 구심력이 필요하다. 이 때 선수는 몸을 원 중심으로 많이 기울이는 자세를 취한다. 구심력은 선수나 물체가 원운동을 하도록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힘이다. 실에 돌을 매달아 빙빙 돌릴 때, 그 돌이 일직선으로 날아가지 않게 하려면 실에 끌어당기는 힘을 계속 가해야 한다. 이 때 실이 돌에 작용하는 힘이 구심력이다. 구심력은 질량과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고 회전반지름에 반비례한다. 쇼트트랙과 마찬가지로 자동차가 커브링을 할 때도 구심력을 작용해야 한다. 급커브일 경우, 승용차보다 트럭일 경우 구심력은 더 커야 하고, 속도가 두 배이면 구심력은 네 배로 작용해야만 차로를 이탈하지 않고 달릴 수 있다.

1988년 캐나다 캘거리(Calgary) 동계올림픽에서 수립된 대부분의 스피드스케이팅 세계기록이 1994년 노르웨이 림리함메르(Lillehammer) 동계올림픽에서 경신되었다. 림리함메르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회전반경을 줄임으로써 선수는 곡선 주로의 바깥쪽으로 벗어나려는 관성을 이겨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덜 사용하게 되었다. 그 결과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은 곡선 주로를 보다 빠르게 돌 수 있었고, 보다 빨리 직선 주로로 들어설 수 있어서 보다 좋은 기록을 수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구심력을 경기에 이용한 좋은 예가 된다.

그 동안 한국이 쇼트트랙 종목의 세계 최강국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학적 훈련방법 뿐만 아니라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한국인의 신체특성이 한 몫 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20대 전반의 평균키는 남자 174cm, 여자 160.5cm(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2012)로 스피드스케이팅의 강국인 독일이나 네덜란드와의 격차는 6~8cm정도로 줄어들었지만, 최근 쇼트트랙의 신흥강국인 중국에 비해서는 4cm 정도 크다고 한다. 이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유리한 요소로, 쇼트트랙에서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신체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쇼트트랙의 맹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노하우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경상대학교 체육교육과

쇼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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