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가 멈춘 곳
시계가 멈춘 곳
  • 김응삼
  • 승인 2013.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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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삼 (서울취재부장)
대한민국에 유일하게 시계가 멈춘 곳이 있다. 다름 아닌 국회다. 10일이면 지난 9월 2일 시작된 정기국회 회기가 끝난다. 여야의 극한 대치로 올해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난 3개월 동안 단 한 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하는 최악의 국회를 기록했다.

▶온갖 파행에도 어떤 형식으로든 지켜져온 ‘법안 처리’라는 국회의 가장 기초적인 업무가 2013년에는 아예 멈춰 서 버린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약도 그 시기를 놓치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되는 것이고, 정책도 현장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꽃 피우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타이밍이다. 새해 나라살림의 방향을 정하는 예산안도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넘어갔다. 2014 회계연도 개시일이 내년 1월 1일이어서 국회가 30일 전인 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해야 하지만 국회 예결위는 예산안 상정조차 못했다.

▶여야는 3일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위와 정치개혁특위 설치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예결위와 상임위원회가 재가동될 예정이다. 또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률안은 연내에 합의해 처리하고, 민생 관련 법안도 최대한 신속하게 심사를 완료키로 했다. 따라서 걱정했던 헌정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사태는 면하게 됐다. 여야는 정쟁을 그치고 민생과 국가를 위하는 마음으로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보답해야 한다.

▶그러나 여야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개혁방안의 각론에서는 입장차가 적지 않아 특위 운영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특검 도입 여부도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는 ‘불씨’로 남아 있다. 정치권이 말로만 민생을 외친다는 비판을 받아도 더는 할 말이 없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국회를 해산하는 제도가 있다면 국회를 해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 부분을 깊이 새겨 들어야 한다. 더 이상 국회 시계가 멈춰선 안된다.

김응삼(서울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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