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언제인지도 모른 채
너에게 젖어들고
나에게 젖어들어
둘이 같은 빛깔로
물들어 가고 있다
-고순덕 <동행>
E. 프롬은 인간의 원죄를 ‘고독’으로 규정하면서 인간의 종교와 예술은 그 고독감을 견디기 위한 행위에서 비롯하였다고 보았다. 때문에 인간은 절대 그 고독을 온전히 채울 수 없다고 단정 짓는다. 그러나 고독한 낱낱의 존재들이 서로의 곁에서 함께 걸어 준다면 그 고독도 때로는 살아가는 이유가 될 것이다. 외롭다고 슬퍼하지 말자. 돌아보면 모두가 그렇게 외로운 목숨들. 그저 나란히 발을 맞추어 걷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생이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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