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속 장수, 축복 아닌 재앙
빈곤 속 장수, 축복 아닌 재앙
  • 경남일보
  • 승인 201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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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통계청의 ‘2012년 생명표’는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1.4년으로 10년 전보다 4.4년, 2011년보다는 0.2년 늘었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기대여명도 크게 늘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얼마 전 발표한 ‘2013년 세계인구현황 보고서’는 한국 여성의 기대 수명은 85세, 남성은 78세로 여성이 7년 더 길다.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사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실이다. 수명은 쑥쑥 늘고 있으나 노인들의 삶의 질(質)은 갈수록 저하(低下)되고 있다. 노인들 중에 기본생활이 안될 때 수명이 는다는 것은 비참한 노년(老年)이 길어진다는 뜻일 따름이다.

▶누구나 장수는 재앙이 아닌 축복이어야 한다. 현재는 100세 시대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100세 장수는 귀한 축복이고 경사였다. 하나 이 시대의 장수는 축복만은 아니라서 긴장이 된다. 오랜 세월을 살아 100세가 될 때까지 재산과 건강을 잘 유지하기는 어렵다.

▶저출산에다 고령화가 마치 브레이크가 작동 안되는 폭주 기관차가 파국을 향해 내닫는 느낌이다. 노후보장이 안된 장수는 대재앙의 예고편이 아닐 수 없다. 수명은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는데 태반의 노인들이 국민연금 등이 없어 노후대비는 깜깜하다. 직장에서 퇴직하는 나이가 53세. 그렇다면 앞으로 30~35년 정도를 더 살아야 하는데 어찌해야 하나.

▶요즈음의 노인들은 스스로의 삶을 자식에게 의존하기보다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보내기를 원한다.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한다는 국민소득 2만4000달러 시대라 먹고 살 만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빈곤한 노년을 보내는 고령층은 늘어나고 있다. 준비 안 된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라는 섬뜩한 말이 현실이 되었다. 빈곤 속의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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