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도시 진주가 전하는 물 이야기
강의 도시 진주가 전하는 물 이야기
  • 정원경
  • 승인 2013.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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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남강댐 물문화관 재개관
▲지난 3일 물 문화관을 방문한 하동 북천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아이들이 영상으로 제작된 연못에서 물고기를 쫓으며 물놀이 체험을 하고 있다.
 
 
 

경남 진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여럿 있겠지만 푸른 남강이 아마도 대표적일 것이다. 예로부터 남강을 중심으로 비옥한 농경지가 축적되고, 그 농경지를 터전으로 한 도시가 발달했다. 또 남강은 곡물 등 생활용품을 운송하는 교통시설로 활용되기도 했다. 진주는 이러한 남강을 기반으로 남부권 중심도시로 자리잡고 있다. 촉석루, 진양호 등의 명승지가 자리하고 있으며 해마다 진주남강유등축제가 개최되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또 하나 남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곳이 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관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물 문화관이다. 물문화관은 거대한 진양호와 남강을 안고 있는 아름다운 진주를 잘 나타내는 시설로 평가받고 있으며 매년 4만명의 사람들이 찾고 있는 지역 명소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물 문화관은 물의 순환과정은 물론이고 남강과 함께 살아온 옛 사람들의 모습 등을 친근하게 살펴볼 수 있다.

1997년 첫 개관…16년만에 리모델링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설립된 남강댐 물 문화관은 물을 테마로 한 남강댐의 홍보관으로, 지상 2층의 규모로 1997년 1월 30일 개관했다. 첫 개관 이후 줄곧 지역민들에게 물 관련 테마를 전시함으로써 사랑을 받아왔으나 최근들어 새로운 전시 트랜드와 늘어나는 관광객 추이에 걸맞는 새단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남강댐관리단은 이같은 지역민들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물 문화관을 리모델링키로 결정, 지난 6월~11월까지 6개월간 리모델링 공사 끝에 지난달 29일 개관식을 갖고 운영중에 있다.

이번에 재개관된 물 문화관은 21억원의 예산이 투입, 지상 2층 연면적 1121㎡ 규모로 건립됐다. 기존 문 문화관 내부는 단순 홍보위주의 그래픽 패널 전시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리모델링된 문 문화관 내부에는 최신 기법의 복합 영상시설과 디지털 기기로 교체됐으며, 최신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며 변화하는 남강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상설전시실인 1층은 ‘예부터 남강에 살다’, ‘넘치는 남강에 댐을 두번 짓다’, ‘남강에서 자라고 생활하다’, ‘남강과 함께 문화를 나누다’라는 주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남강의 삶 이야기와 남강댐의 역할 등이 소개되는 전시공간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남강을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2층에는 다목적홀, 카페테리아, 어린이놀이존, 전망대 등이 마련돼 주민친화공간으로 꾸며졌다.

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관리단이 6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지난달 29일 재개관한 물문화관 전경.

 수몰 이주민 애환 담은 전시실 눈길

물 문화관에서 제일 흥미로운 것은 ‘시련을 극복한 사람들’이라는 전시실. 진양호가 조성되면서 고향을 가슴속에 묻어야만 했던 댐 이주민들의 옛 고향을 이곳에서나마 볼 수 있도록 해 놓고 있다. 댐이주민들의 아련한 추억이 그대로 전시실에 녹아 있다.

과거 남강유역은 유난히 홍수가 잦은 지역이었다. 1920~1930년대 신문기사가 담긴 디지털 신문을 보면 댐 건설 전 남강유역의 홍수피해가 어느정도였는지 잘 알 수 있다. 홍수의 피해를 없애고자 남강댐이 지어졌지만 호수가 생기면서 진주시 대평면, 내동면, 수곡면 등지의 마을 일부는 물에 잠기게 되었다. 이 때문에 마을사람들은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농사짓던 땅, 집, 학교 등 마을을 그대로 남겨두고 새로운 곳에 옮겨와 살아야 했던 이곳 주민들의 이야기가 이곳 전시실에서 핍쇼연출 기술로 재미있게 소개돼 있다.

특히 진양호 풍경이 그려진 전시실 안에 실향민들의 흑백 사진을 볼 수 있고 나무그림이 그려진 나무테 속 작은 구멍안을 들여다보면 수몰되었던 마을의 옛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영상에는 수몰 이전 마을과 관련한 풍경사진, 마을 친목모임 사진 등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담긴 사진자료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는 옛 주민들의 인터뷰가 담겨 있어 잊혀졌던 마을 이야기와 고향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향토애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전시실 앞에는 ‘홍수를 이기는 물그릇’이라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홍수를 극복하기 위한 댐 건설의 과정의 이야기가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영상복합 기술로 소개되고 있다.

수달이 사는 곳 남강댐 궁금증 해결

진양호는 경호강과 덕천강이 만나는 지점에 남강댐이 건립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이다. 진양호를 포함해 남강댐 상류 유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이곳 수질은 전국에서도 제일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진양호에는 깨끗한 물에서만 볼 수 있는 쉬리, 꺽지 등의 물고기가 살고 있다. 조용하고 먹이도 풍부해 천연기념물 수달도 서식하고 있다. 진양호에 사는 수달이 많아지자 2005년에는 야생동물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진양호는 국내 최대 수달 서식지가 되었다. 지금은 남강댐이 깨끗한 수질임을 알려주는 마스코트가 돼 있다. 이에 따라 남강댐관리단은 수달을 물 문화관의 캐릭터로 제작해 물 홍보도우미 역할을 맡기고 있다. 음성을 인식하는 수달캐릭터가 등장해 남강댐에 대한 관람객들의 질문에 대답하며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특히 댐이 만들어진 이유에서부터 진양호에는 어떤 생물들이 사는지, 진양호 물이 어떻게 쓰이는지, 댐에서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면서 이곳을 찾는 가족관람객과 어린이집 등 단체관람객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뿐 아니라 ‘추억이 흐르는 남강’이라는 코너에서는 옛 남강에서의 정취을 볼 수 있다. 물놀이를 하며 노는 아이들 모습과 어머니들의 빨래를 하는 모습 등 추억을 재현한 인물 조각상이 관람객을 반긴다. 이곳에서는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댐에서 흐르는 물길을 바꾸며 물놀이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워터바이크 체험공간에서는 직접 자전거 페달을 밟고 조정하다 보면 진짜 자전거를 타고 남강을 따라 주변을 구경하며 달리는 느낌이 든다. 디지털 방명록에서는 관람객이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담은 유등을 띄울수 있어 관람객들의 즐거운 추억거리가 되고있다.

진양호 조망하는 전망테라스 관람객 인기

2층은 전체가 주민친화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주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공간 조성이 돼 있으며, 주민 쉼터이기도 하다. 관람객과 지역민이 진양호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셀프카페와 다양한 책을 구비돼 있다. 이곳에서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다목적실은 다양한 교육공간이나 세미나실로의 활용이 가능하다. 또 천정에는 전시용 전등이 설치되어 있어 전시장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이곳 공간은 지역주민이나 동호회 회원, 일반인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고 모든 시설은 무료이다.

진양호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테라스 또한 관람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코스다. 이곳에서 진양호를 바라보면 ‘정말 푸르다 시원하다’는 느낌이 가슴에 스며든다.

남강댐 관리단 관계자는 “새롭게 변화된 남강댐 물문화관이 진주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지역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진주시민들을 위한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원경기자·사진=오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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