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람들, 영혼을 잃었다(?)
세상사람들, 영혼을 잃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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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미래촌아이 동장)
요새 먹고살기는 퍽 나아졌다면서도 어린이는 신나지 않고 젊은이는 힘차지 못하고 늙은이는 당당하지 못하다. 70살 한평생을 돌아보아도 그러하고 최근 세상을 살펴보아도 요새처럼 시덥지 않은 때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멀건 죽만 먹고도 논밭 일 하던 때, ‘못살겠다 갈아보자’고 외치던 때,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라며 땀흘려 밤샘하던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 배 고픔은 면했는데 불평 불만 불안으로 어린이는 뻣뻣하고 젊은이는 시들하고 늙은이는 옹고집 볼멘소리다. 분명 그 책임은 우리 늙은이들이 짊어져야 할 것 같다.

돈만 있으면 배고픔을 면할수 있고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 여겼다. 돈벌이에만 급급해 삶의 기본인 마음-정신을 내팽개쳐 버렸다. 돈에서 명예와 권력이 나온다고 호언하는 엉터리 세상이 되었다. 떳떳하게 산 사람들은 늘 상대적 빈곤층이 되고 스스로 못난이라고 자책하곤 했다. 사교육이 몹시 부당하고 어느 경우는 법을 어기면서라도 눈 딱 감고 제 아이는 보내야 하는 것이 그 좋은 사례였다.

힘차고 당차게 세상살이를 해야할 젊은이들을 편법과 부당한 곳에 몰아넣었다. 떳떳치 못하니 혼자서도 어둠을 뚫고 헤쳐나갈 용기가 부족했다. ‘민주적 절차’ 풍조는 교묘하고 치졸한 방법으로 상대방을 몰아세워 이익을 챙기는 일부 못된 일도 벌어졌다. 성공을 위해서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돈이 된다하면 달려들었다. 세상을 힘차고 당차게 밀고 나갈 젊은이들이 치사하고 옹졸해지는 딱한 모습들이 연출됐다.

이 젊은 세대들이 제 자식들을 더 극단으로 몰아대고 있는 현실이 이제 무섭기만 하다. 어린 아이들에게 신나게 놀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새벽부터 밤까지 학교에서 학원으로 정신없이 뺑뺑이 돌린다. 시험성적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라면 젊은 부모들은 아낌없이 돈을 써대고 법을 교묘히 타고 넘기도 한다. 편법이고 탈법이니 괴로움으로 아이들도 부모도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친다.

요새 늙은이들은 세상을 보듬어 안고 이를 다스리는 일에 관심이 없고 오히려 피해 다니는 꼴이다. 젊은이와 어린이들에게 당당하지 못하니 본받을 게 없다고 외면받는다. 공경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짐이 되는 슬픈 군상이 되어 버린다. 어린 시절에서 젊은 시절을 거쳐 이제 늙은이가 된 한 생애를 더듬어 본다. 어린이와 젊은이와 늙은이 3세대가 함께 숨쉬며 한 태양을 바라보면서 살아가고 있는 오늘이다.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한덩어리 되어 한목소리로 외쳐야 할 판이다.

‘어린이는 신나고 즐겁게! 젊은이는 힘차고 당차게! 늙은이는 당당하고 떳떳하게!’ 새삼 20여년 전 W이론의 창시자 이면우 교수가 주창한 ‘신바람’ 나는 세상을 기억한다. 신명만 나면 무엇이든 해낸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히려 살만하니까 거칠어지고 옹졸해지고 사는 게 시들해지다니, 왜일까.

김만수 (미래촌아이 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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