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진주공설운동장 매각
표류하는 진주공설운동장 매각
  • 정희성
  • 승인 2013.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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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매각 열쇠는 가격…진주시-업체 시각차
진주공설운동장 보조 구장 매각(7만1085㎡-근린상업지역 2만5305㎡, 제2종 일반주거지역 4만5780㎡·일괄매각 856억4335만원)이 계속 무산되고 있는 배경에는 경기불황 등의 이유 외에도 진주시의 제한된 시각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는 분리매각을 할 경우 깔끔한 도시계획이 나오지 않는다며 일괄매각 만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일괄매각은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무리라는 지적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또 시는 부채가 어느 정도 해결된 만큼 몇 차례 더 유찰될 경우 경기가 호전될 때까지 숨고르기를 할 예정인데 시의 이 같은 태도에 일각에서는 매각 노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한편에서는 “매각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주장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진주시의 입장=진주시는 앞으로 두 차례 더 공개입찰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재공고를 낼 방침이다. 시의 기본입장은 두 차례 더 입찰을 실시한 뒤 (두 번째는 금액 10% 체감) 그래도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마지막 카드로 수의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만약 수의계약에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1~2년간 매각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분리매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는 “분리매각을 할 경우 깔끔한 도시계획이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매각가격을 더 내려야 한다는 지적에는 “진주시의 재산인 만큼 헐값 매각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최상의 개발 방향은=공설운동장 부지의 활용 방안은 학계와 시민단체 그리고 부동산시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학계에서는 유스호스텔 , 쇼핑몰, 컨벤션 센터 건립 등을 주장하고 있다. 경상대 도시공학과 김영 교수는 “부지를 그대로 놔둘 이유가 없다. 지금 진주는 외곽으로 도시가 계속 팽창하고 있어 중심시가지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혁신도시가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지금 중심시가지와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컨벤션 센터, 쇼핑몰을 건립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도내 A대학 B교수는 “진주에 유스호스텔이 없으니 건립을 추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파트 건설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안동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하고 있는 C씨는 “공설운동장 부지는 일괄매각을 통한 아파트 건설 외에는 뾰족한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C씨는 “컨벤션 센터의 경우 최소한 창원 정도는 돼야 수익이 난다. 그리고 이 부지를 분할매각할 경우 하나의 상권이 형성될지 의문이다”며 “진주에 아파트가 과잉공급 되고 있다. 하지만 이현동과 신안동의 경우 이현 웰가를 제외하고는 아파트가 없다. 부지의 반은 주상복합으로, 반은 상가 만들어 분양하면 수지타산이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전문가 D씨는 “위치는 좋은데…마땅히 들어설 획기적인 게 없다. 아파트 건설이 그마나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부지가 비싸고 과잉 공급 문제가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진주YMCA 김일식 사무총장은 매각의 재검토를 당부했다. 김 사무총장은 “진주시의 부채가 어느정도 해결된 만큼 급하게 매각을 추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계속 보유를 하면 가치가 상승될 여지가 많고 보다 다양한 사용 용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꼭 매각이 필요할 경우 지금의 방식이 아닌 분할매각 또는 공영개발 후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가격이 열쇠=진주시는 ‘일괄매각 원칙’과 ‘헐값 매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법률상 첫 감정평가 금액에서 50%까지 낮출 수 있도 있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 가격으로는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C씨는 “시가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는 부지를 매각해야 하겠지만 가격을 내리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현재의 가격으로는 매각이 어렵다. 만약 아파트를 짓기 위해 업체가 지금 가격에 부지를 매입한다면 나중에 분양가가 올라가게 된다. 그러면 미분양 사태가 날 것이다. 업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한다. 손해 보는 장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700억원 초반대로 떨어져야 그나마 입질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주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B씨는 “어떻게 하면 잘 팔릴 수 있을지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공청회가 지금까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액이 너무 비싸다. 그 부지를 한 업체에서 일괄매각한다면 아파트밖에 지을 게 없다. 하지만 진주는 현재 혁신도시, 초전, 평거지구에 아파트가 과잉공급된 상태다. 지금도 미분양이 2000여개에 이른다”고 주장하며 “몇 차례 더 유찰돼 가격이 700억 중반대로 떨어져도 지금 그 부지를 일괄매각할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금액을 더 낮추지 않는 이상 매각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매각의 변수=매각의 변수는 내년 지방선거다.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추진방향이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가 1~2년 정도 숨고르기를 밝힌 이유도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하고 당선된 민선 6기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매각 문제는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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