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사회를 대비하자
왼손잡이 사회를 대비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13.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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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수 (한국국제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과거 초등학생 중 왼손잡이는 전체 학생의 2~3명을 차지하는 미미한 수준이었으며 간혹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학생은 마치 장애인처럼 취급 받았다. 이런 왼손잡이가 30~35%로 급속하게 증가했으며 2030년에 50%, 2050년에 75% 이상을 점유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도 있다. 향후에는 왼손잡이가 대세인 사회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끈기가 있고 계획적이고 논리적인 사람, 즉 이성적인 사람을 유능한 사람이라고 칭하는 사회였다면 지금은 감각적이고 변화에 민감하며 즉흥적인 사람, 즉 창의적인 사람을 유능한 사람이라고 칭하는 사회로 전환되었다. 이에 따라 선호하는 직업도 과학자, 판사, 검사, 의사 등에서 감성적 영역인 연예인, 디자이너, 방송인 등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는 감성과 창의력이 선도하는 사회가 우리에게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물질적 풍요에 따른 고관여에서 저관여적 사고의 전환은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긴 사고에서 짧은 사고로 변화되었다.

이성에서 감성으로의 변화와 저관여적 사고의 득세는 왼손잡이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사회의 근거점이 된 것이다. 이를 증명한 FCB 모델은 고관여/이성인 1영역과 저관여/이성인 2영역, 그리고 고관여/감성인 3영역과 저관여/감성인 4영역으로 나눈 그리드 모델이다. 즉 자동차나 고급패션 같은 고관여 제품은 전문적인 디자인, 라면과 맥주 같은 저관여 제품은 친숙한 디자인, 자동차나 라면 같은 이성적인 제품은 신뢰감 있는 디자인, 그리고 고급 패션과 맥주 같은 감성적 제품은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제품을 구분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왼손잡이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우리 사회는 이성사회에서 감성사회로, 고관여에서 저관여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해 준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FCB 모델 중 1영역과 2영역은 감소하는 데 반하여 3영역과 4영역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좋은 디자인 전략은 시대적 변화를 세밀하게 읽고 향후 사회를 예측한 후 이런 필수적 요소를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법론을 설정하는 것이라면, 디자인 컨셉도 오른손에서 왼손으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두 걸음만 앞선 디자인을 최적의 디자인이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사고의 핵심을 이룬 이탈리아 디자인 정책을 벤치마킹하자.

시대적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의 파고에 편승하여 왼손잡이적 디자인 전환에 대비하자. 특히 우리들만의 감성적인 정체성으로 미래 사회를 공격적으로 개척해 나아가자.

조용수 (한국국제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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