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교장 학교 - 미래촌 이야기
1인교장 학교 - 미래촌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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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미래촌아이 동장)
옛날 사랑방에 옛 서당을 붙이고 현대 전문지식을 보태면 아주 멋지고 지혜로운 학교가 탄생한다. 어느 분야에 전문가이거나 달인이 재능봉사에 나서기만 하면 ‘1인 교장 학교’ 세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미래촌-미래마을대학에서 행복집짓기학교, 저절로낫는다학교, 산나물들나물학교, 생활최면학교, 한강걷기학교 등이 운영되고 있다. 수강자가 따로 없고 수강료 없고 규칙도 없다. 강사 또한 따로 없고(1인 교장이 전담강사) 강사료도 없고 강의실도 따로 두지 않는다(교장 사무실 등 이용). 미래촌의 5無(회원, 회비, 회칙, 회장, 회관 없는)생각을 따라 실행하는 것이다.

전문가인 교장이 월 1회 2~3시간 짬을 내어 당신의 사무실에서 강의봉사를 한다. 참가자들은 특별한 권유 없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까닭에 돈없는 무상 강의에 신뢰가 쌓이면서 행복한 만남과 모임이 진행된다. 예를 들면 행복집짓기학교에서는 건축전문가 교장이 집을 직접 짓는 기술이 아니라 집짓기 문화를 전달해 주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저절로낫는다학교는 한의원 원장(교장)이 한방치료보다는 전통음식과 생활환경에 대한 설명으로 자가면역체계를 높이는 자연섭생 강좌를 한다. 생활최면학교는 집중력 향상에, 산나물들나물학교는 산약초의 보호에, 한강걷기학교는 걷기의 생활화에 관한 내용으로 강의를 하고 현지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1인 교장 학교는 옛날 서당처럼 마을마다 하나씩 세우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생각이어서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12월14일 충남 아산마을에 ‘아산행복문화학교’의 문을 열었다. 1인 교장 학교의 태동인 미래촌-미래마을대학에 대한 역사를 더듬어 본다. 미래촌(美來村)은 위에서 제시한 5무(無)생각을 기초로 2006년 2월1일 서울 방배동에 사무실겸 강의실을 꾸미고 한 주에 2~3회 무료강의를 진행했다. 2010년 12월까지 5년여에 길쳐 367회 강의에 300여분의 강사가 다녀갔다. 회원관리를 하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1000여명이 강의에 참석했다. 유토피아에서나 있을 법한 미래촌의 5무 실행을 보면서 제대로 지탱할 수 있을까 염려를 했다.

2010년 12월 운영비 제로화를 위해 고정 강의장도 없앴다. 다음카페를 만들고 미래마을대학을 개설하고 1인 교장 학교를 세워 나갔다. 통합관리를 위해 자원봉사하는 심부름꾼(아이동장)만 두고도 교장 책임하에 학교 운영은 원만하게 이뤄졌다. 행복집짓기학교 35회, 저절로낫는다학교 25회 등 이제 학교운영 3년이 넘었다. 미래촌 가족중 한분이 산청 중산리의 지리산 자락에 ‘하늘촌’ 건물을 짓고 있다. 천왕봉이 바라보이는 이곳에 내년초에 건강센터를 만들어 산야초를 가꾸고 효소효모를 배우는 ‘중산리 하늘촌 학교’를 열 계획이다. 몸과 마음을 다듬는 휴양, 교육, 실습과 함께 치유시설을 고루 갖춰 작게나마 지역사회에 기여할 것이다. 옛 사랑방에다 옛 서당 그리고 현대 전문지식을 엮어 놓는 ‘1인 교장 학교’가 세상 곳곳에 둥지를 틀어놓고, 마당은 작지만 편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만수 (미래촌아이 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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