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배사는 30초의 승부 예술
건배사는 30초의 승부 예술
  • 경남일보
  • 승인 2013.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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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건배(乾杯)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잔을 비우다’라는 뜻이다. 나라마다 술 문화는 조금씩 다르지만 건배나, 건배사에 관한 풍습은 별반 다르지 않다. 건배사로 치자면 우리만큼 유별난 나라도 드물다. 건배사는 시대상이 담겨 있다. 1960, 1970년대의 경제 개발 시절에는 공생, 협동을 강조하는 건배사들이 많았다. ‘우리는! 하나!’, ‘함께! 가자!’ 등 모임의 대표가 건배사를 제의하면 참석자들이 함께 외치는 형태였다. 1980, 1990년대에는 ‘위하여’가 대세였다. 하지만 ‘상황에 적합한 건배사’는 말로는 쉽지만 실제 어떤 상황에 어떤 건배사가 적합한지 아리송하다.

▶요즘은 소화제(소통과 화합이 제일), 통통통(소통·대통·형통) 등이 단골 메뉴라 한다. 송년회 모임이 잦은 이맘때는 너나 잘해(너와 나의 잘나가는 새해를 위해) 등의 건배사도 때와 자리에 따라 그야말로 백가쟁명 식이다. 또 오징어(오래도록 징그럽게 어울리자), 앗싸! 가오리(가슴속에 오래 기억되는 리더가 되자), 아리랑(아름다운 이순간 서로 사랑합시다), 대나무(대화를 나누며 무한 성공을 위하여) 등이 있다.

▶삼성그룹이 송년회 술자리에서 벌주, 원샷, 사발주 등 3대 음주 악습을 몰아내는 운동을 펴고 있다. 한 명씩 일어나 건배를 제의하는 건배사는 허용하되 어감이 이상하거나 폭음을 유발하는 지나친 건배사는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삼성은 올해부터 신입경력사원 교육이나 임원 교육과정에서 ‘절주’를 필수과목으로 정했다 한다.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 등에서 “건배사는 30초의 특별한 승부이며 예술”이라 한다. “최고의 건배사는 인상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유머를 넣어 모임을 화기애애하게 이끌어 나가는 고품격 코멘트”라고 말했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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