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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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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20  16: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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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277)
<38>김상훈 시비와 거창 문인들(8) 
 
신중신이 서울로 직장을 옮기면서 동료문인들과 어울리고 시도 따라서 계속 풀려져 나왔다. 1970년대에 시집이 두 권 나왔는데 ‘고전과 생모래의 고뇌’(1972), ‘투창’(1977)이 그것이었다. 그중 눈여겨 볼 시는 ‘투창(投槍)’이다.

“한 완강한 사내가/ 한 확실한 사내의 가슴을 겨눠/ 창을 던진다/ 팽팽한 긴장을 찢으며/ 날아가는 창, 창날이 긋는 섬광,/ 그러나 사내의 가슴은 원시림처럼 깊고/ 흘리는 진홍의 피처럼 강인해서/ 결코 쓰러지는 법이 없다/ 던지는 사내가 현기증을 일으키며/ 다시 새로운 창을 날린다/ 해는 중천에 멈춰 서 있고/ 모든 사상(事象)은 비늘을 곤두세운 채/ 마른 땀을 흘린다(후략)”

이 시는 1970년대 시대를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의 신중신의 머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신중신은 1980년대에 시집 한 권을 남기는데 ‘낮은 목소리’가 그것이다. 1980년대 말에 그는 거창양민학살사건을 소재로 하는 장시를 월간 ‘현대시학’에 연재를 했다. 신중신은 자기 작품보다 먼저 김원일의 ‘겨울 골짜기’가 나왔고 같은 소재로 자기 뒤에 표성흠의 ‘토우’가 나왔다고 말해 준다. 세 작품은 모두 한 사람의 구술에 의해 나온 것이므로 전체 윤곽은 같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신중신은 연재한 것을 1990년에 ‘모독’이라는 제목으로 시집 한 권을 묶었다.

이 ‘모독’은 제2회 남명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남명문학상은 필자가 진주문인협회 회장으로 있을 때 시작한 상인데 조선시대 실천유학의 대표적인 선비 남명(南冥) 조식(曺植)의 사상과 문학을 기리는 사업의 일환으로 제정되었다. 시상에 관련된 예산은 부산교통 조옥환 사장이 출연해 마련되었다. 1회는 본상 수상자가 없고 신인상에 시조작가 강호인이 낸 ‘山天齋에 신끈 풀고’가 뽑혔다. 제2회는 심사위원으로 이형기 시인을 위촉해 본상 수상작으로 신중신의 ‘모독’이 선정된 것이다. 필자가 남명문학상을 제정하고 그 이름에 값하는 작품이나 문인을 선정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신중신과 그 작품이 그 기준에 드는 것이었다.

시상식이 진주에서 개최되고 심사위원 이형기 시인이 내려오고 신중신 시인이 진주에 왔는데, 필자가 보기엔 ‘진주에 꼭 올 사람들이 왔다.’는 것이었다. 시상식에는 신시인의 인척들이 많이 나왔고, 하객들이 거창에서도 더러 소문을 듣고 나타나 주었다. 이형기 시인은 축사를 했는데 “신중신 시인은 진주 개천예술제가 낳은 시인으로 인근 거창에서 태어나 지방의 역사를 시로 승화시킨 시인으로 주목된다. 거창사건은 있어서는 안될 사건이었고, 다시는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이었고, 인권과 국민이 가지는 존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것을 소재로 삼았다는 시각이 소중하고 또 그것을 형상화 해내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소중하다. 앞으로 더 진력하여 한국문학의 중추적인 시인이 되기를 바라고 축하한다.”고 말했다.

거창출신 문인으로는 신달자(愼達子, 1943- )시인이 그 다음으로 등장한다.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평택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1997년부터 명지전문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했다. 1964년 ‘여상’을 통해 시 ‘환상의 밤’으로 여류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한 뒤 1972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 ‘발’, ‘처음 목소리’가 발표되면서 재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 시집 ‘봉헌문자’, ‘겨울 축제’, ‘아가’, ‘황홀한 슬픔의 나라’, ‘백치 슬픔’, ‘아버지의 빛’, ‘열애’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백치 애인’,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여자는 나이와 함께 아름다워진다’와 장편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 등이 있다. 1989년 대한민국문학상, 2001년 시와 시학상, 2004년 한국시인협회상, 2007년 현대불고문학상, 2008년 영랑시문학상, 2009년 공초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90년대말 경상대학교 교육대학원 여성지도자과정 초청 강사로 와 ‘여성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한 바 있고, 2008년 이형기문학제 심사위원으로 와 ‘문학의 밤’(문화거리 야외무대)에서는 가요‘열애’를 열창했다. 그녀는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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