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수 (한국국제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이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인구구조에서 가장 두터운 층을 형성하는 전후세대를 파악해야 하는데 한국전쟁 후 태어난 베이비붐세대를 제1 베이비붐세대, 1968~1974년생의 제2 베이비붐세대, 그리고 1978~1983년생의 제3 베이비붐세대로 크게 나뉜다. 특히 제1 베이비붐세대와 제3 베이비붐세대와는 사고와 생활방식의 극단적인 차이 때문에 한때 제3 베이비붐세대를 ‘신세대’라고 부르기도 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변화를 겪는 동안에는 세대를 구분하는 방식은 단순하게 기성세대와 젊은세대로 구분했지만, 요즈음에는 젊은세대를 386세대, X세대, N세대를 거쳐 이제는 P세대까지 세분하고 있다. 즉 사회적 변화를 거듭하면서 그 격변도는 점점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의 가속도는 세대 간의 개념 차이와 소통의 부족으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성세대가 본 신세대라는 의미의 뒷면에는 분명 그들과는 큰 격차와 차이가 있음을 내포함과 동시에 이해할 수 없는 세대라는 의미도 함축되고 있다. 이런 차이는 ‘소유중심’과 ‘사용중심’이라는 개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전쟁의 폐허에서 태어난 궁핍했던 세대. 조국 근대화의 기수로서 앞만 보고 달려갔던 전후세대는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과 비교우위를 의미했으며 그 예가 가정환경 조사였다. 하지만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 사회는 물질적 풍요로 인해 이젠 소유라는 의미는 퇴색했지만 사용이라는 새로운 의미가 등장하게 되었다. 즉 사용을 통한 만족을 추구하는 신세대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전혀 다른 관점의 두 세대가 공존하면서 나타난 현상들이 오늘날의 우리 사회이다.
소유중심의 디자인은 단순하게 아름다움에 초점을 둔 의장 및 도안형 디자인이라면 신세대를 중심으로 한 사용중심의 디자인은 만족을 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 초간편 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 그리고 초세대 디자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지역의 디자인도 이젠 소비자 중심의 디자인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초세대 디자인에 눈을 돌려야 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사용중심의 디자인 개념으로 거듭나야 할 시점은 이미 도래했다.
조용수 (한국국제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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