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정기’라도 타고 나야 당선 된다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 나야 당선 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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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6·4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별로 예비후보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선거판은 여전히 ‘안갯속’이라 입지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여기에다 안철수 신당 창당 준비와 함께 오는 2월 4일 예비후보 등록일을 1개월 앞두고도 아직까지 기초단체장·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 교육의원 ‘일몰제’에 따른 광역의원 정수 조정 및 선거구 획정, 교육감 선거방식 등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판이 복잡하게 꼬여져 가는 이유는 새누리·민주 양당체제가 안철수 신당까지 포함한 3각체제로 만들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6·4 선거 헷갈리게 아직도 ‘안갯속’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정치 혼돈 상황 속에서 전개될 지방선거가 벌써부터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접전이 예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선거에서 승리를 자신하는 후보도 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방선거가 ‘박근혜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라 선거 향배에 따라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촉발시킬 화약고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개헌작업을 추진할 적기”라면서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부의하기에 적절한 시기”라는 제안도 나왔다.

정치쇄신특위에서 다뤄질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여부가 선거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아래 서로 결정을 미루고 있다. 텃밭인 새누리당의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1차 관문인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지도 및 지지도 제고, 공약 개발, 캠프 구성 등 사전 정지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기초단체장 출마 예정자들은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표밭갈이에 한창이고, 일부 광역의원은 기초단체장 출마로 방향을 선회했다. 출발 총성은 울렸지만 입지자들이 지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에 따라 유권자를 직접 상대해야 할지, 아니면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에게 줄을 대기 위해 서울로 들락날락해야 할지 몰라서다.

영남권에서는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안이한 인식은 지역사회의 퇴행을 자초할 위험이 크다. 지역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여당 후보자들은 본선(선거)보다 예선(공천)에 공을 들이는 것이 현실이다. 새누리당 또한 본선 대결이 치열한 수도권 같은 지역에 당력을 우선한다. 영남권의 이런 구도에서 경쟁력이 살아날리 없다. 바람직한 것은 예선보다 치열한 본선이지만 지역의 정치 지형이 그렇지 않아서 어쩌면 본선이 싱겁게 끝날 것 같다.

문제는 유권자들의 의식이 크게 향상돼 있고 사리판단이 분명해지고 있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 지역을 위해 비전을 가지고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일하는 일꾼이 아니면 곧바로 눈길을 돌린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과거와 같은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아무리 메머드급이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철저히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후보를 내세우지 않을 경우 결과는 강건너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령시대를 맞아 지난 2012년 대선 같이 앞으로는 6070세대가 한국정치 ‘파워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권자 4명 중 1명이 6070세대인데다 지난 2012년 대선 때처럼 20대와 30대의 유권자들은 줄어들고 있는데다 투표율도 떨어지고 있다. 60대 이상의 투표율은 20~30세대보다 10~11%포인트 높은 80.9%로 나타났다. 선거판도를 장래는 6070세대가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판 좌우, ‘파워 집단’ 6070세대

지방선거는 지역을 위해 일할 단체장과 지방의원인 일꾼을 뽑아야 한다. 저마다 ‘말처럼 부지런히 일하겠다’는 뜻으로 견마지로(犬馬之勞)하겠다며 얼굴 알리기에 바쁘지만 그 많은 지역 동량 중 한 사람만 선택해야 함은 전적으로 유권자의 몫이다. 아무리 작은 지방선거라도 당선이 되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 나야 당선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당선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선거는 후보 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 가족, 친구, 친지, 이웃들이 모두 참여하는 빅 이벤트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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