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쌀개방 대비해야
<농업이야기> 쌀개방 대비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4.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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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경남도농업기술원 소득생활자원과 농촌지도관)
세계에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는 몇 나라나 될까?

아마도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필리핀과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동부, 중국의 동남부 등 10개국 정도가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쌀은 인류가 석기를 사용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에너지의 원천이자 문화의 근간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현재 전 세계 30억 인구가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 선조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한 톨의 쌀이라도 더 얻기 위하여 골짜기에 다락논을 만들었으며 바다를 막아 벼를 재배하기도 했다.

쌀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농업인들은 88번의 힘든 일을 감내해야 했고, 그 힘든 일을 이겨내기 위해 흥겨운 농요와 춤이 발전해 왔다.

이러한 우리의 쌀이 이제 커다란 갈림길에 서있다. 내년까지 약속한 의무수입물량(MMA) 제도가 끝나면 2015년부터는 완전히 개방하던지 아니면 MMA 물량을 또다시 늘리는 협상을 가져야 할 것이다.

어떻게 결정이 되던 우리는 개방에 대비해서 꾸준히 노력해 왔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더욱 완벽하게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 품질경쟁력은 현재 수준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밥맛이 가장 좋은 쌀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기후와 토양을 갖고 있다.

우리가 즐겨먹는 찰지고 윤기나는 중단립종(자포니카)의 쌀생산에 최적의 조건은 무엇보다 이삭이 팬 후 등숙기에 평균온도가 22℃정도이며 주야간 온도차가 9℃정도가 되어 쌀의 여뭄이 좋아야 하는데 이는 위도상으로 북위 34~38°에 위치하며 우리나라 남한 전역과 일본의 니가타현 등의 중부지역, 중국의 산동성이 이 지대에 속한다.

이런 최적의 여건을 가진 우리나라는 밥맛이 뛰어난 최고품질 품종과 재배기술까지 세계 최고의 수준을 갖추고 있다.

다음은 가격경쟁력을 서둘러 끌어올려야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경쟁국에 비해 영농규모가 영세하고 토지용역비가 많아 불리한 영농여건을 갖고 있다.

최근 10년간 농자재값과 임금상승으로 쌀 생산비는 21%가 늘고 순수익은 오히려 38%가 줄게 되어 쌀 재배농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 새기술이 나와 우리 벼농사도 큰 희망을 갖게 됐다. 바로 못자리가 필요 없는 벼 무논직파 농법이다.

별도의 모기르기를 하지 않고 싹틔운 볍씨를 논에 바로 파종하는 방식으로 이앙재배에 비해 수량은 차이가 없으며 노동력은 35%, 생산비는 ha당 16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벼농사 혁명이라 일컫는 벼 무논점파기술은 급변하는 농촌 고령화시대 인력난 해소와 더불어 초생력 생산비절감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쌀 개방을 앞두고 우리는 꼭 한가지 변해야 할 것이 있다. 작금에 가을철이면 생산된 볏짚이 거의 빠짐없이 논에 되돌려지지 않고 사료용으로 거둬나가는 것을 보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쌀농사의 기반인 땅심을 저렇게 내팽겨치고 어떻게 우리쌀을 지킬 수 있단 말인가, 우리쌀을 아끼는 모든 분들은 진정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김동주(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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