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1천조 시대…'한국경제 최대 뇌관'
가계 빚 1천조 시대…'한국경제 최대 뇌관'
  • 연합뉴스
  • 승인 2014.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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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가계 빚 1000조 시대
결국 가계 빚이 1000조원 시대에 돌입했다.
가계부채의 증가는 소비 여력을 위축시켜 이제 막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려는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최대 뇌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소득 증가가 따라주지 못하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계에 몰린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를 낳고 있다.



◇가계부채 1000조원…부동산 대책도 가속화 요인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를 보면 작년 11월말 현재 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의 가계대출 잔액은 681조1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5조원이 늘었다.

전월 4조원이 증가한 만큼 두달새 9조원이 늘어난 것이다.
앞서 작년 9월말 현재 가계신용은 99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국내 가계부채의 수준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통계로, 예금취급기관과 함께 보험사, 연기금, 대부사업자, 공적금융기관 등 기타 금융기관의 대출과 함께 판매신용까지 포괄해 분기별로 산출된다.

예금취급기관 대출 잔액의 증가분만 더해도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2004년 말 가계부채가 494조200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8년여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가계부채는 가계가 쓸 돈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가계부채는 정부의 4·1 부동산대책, 8·28 전월세 대책 등 정부 대책이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작년 6월 말 취득세 감면혜택 종료에 앞서 주택대출이 늘면서 지난 2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16조5000억원에 달했다.

작년 12월에는 4·1부동산 대책의 세제혜택 ‘막달효과’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인 2조5000억원 넘게 집행되기도 했다.



◇증가 속도 가팔라…“중산층 줄어들 수도”

가계 부채의 1000조원 돌파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가계부채도 느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이 자체로 문제시할 수는 없다.

문제는 소득보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계의 소득 대비 빚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개인 가처분 소득에 대한 가계부채 비율은 13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한국은행은 작년 6월말 기준으로는 이 수치가 137%로 더 악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이 지표는 2003년에는 107%였으나 카드 사태의 여진이 수그러들면서 2004년 103%로 떨어지고서 그 이후에는 주택담보 대출과 가처분 소득 증가의 둔화 등 요인 때문에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상승했다.

한은도 가계부채의 증가속도에 대해서는 위험수위라고 보고 있다.

한은은 작년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이 여전히 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점은 안정적 거시경제 운영의 잠재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비은행 가계대출·자영업자·다중채무자 등 특정 부문은 가계부채에 특별히 취약한 상황이다.

자영업자를 보면 1인당 대출이 지난해 3월 말 평균 1억2000만원으로, 임금근로자 1인당 대출(4000만원)의 3배에 달했으며 이들의 빚 가운데 부실 위험이 있는 ‘잠재 위험 부채’는 60조7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의 6%를 넘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당수가 중산층인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개선되지 않아 연체에 몰리게 되면 중산층 몰락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1월 중 가계부채 대책 발표…전문가 “쉽지 않을 듯”

정부는 1월 중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마련해 리스크에 대응할 계획이다.

주택금융공사·국민주택기금의 장기모기지 공급을 29조원으로 확대하고 주택담보대출 구조의 장기·분할상환 방식 전환을 촉진하는 한편 제2금융권 대출건전성 규제를 정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를 세게 하면 내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제는 가계부채를 최소한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내수 진작의 필요성이 있더라도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부채가 늘면 소비를 제약하기 마련”이라며 과감한 성장 정책 등을 통해 가계 스스로 빚을 갚을 수 있는 자생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대책은 어차피 중장기적인 접근이 될 수밖에 없다”며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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