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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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4.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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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디카시

























쭈그려 앉아 있는 비닐하우스
무릎을 구부린 언덕
고개만 빠금 내밀고 있는 산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버젓이 가운데를 차지한 전학생, 아파트

아파트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얄미운 선생님
                               -배정민 <단체사진>



이 땅에 아파트가 처음 들어선 건 1962년의 일이었다. 70년대 초, ‘와우아파트’의 붕괴로 잠시 주춤할 때도 있었지만, 이후로 아파트는 대한민국의 주거문화와 생활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는 데 기여했다. 그렇게 50여 년이 흘렀다. 이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실물경제의 표본이 되었고, 아파트 그 자체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게 되었다. 어느 광고문구처럼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가를 말해주는’ 세상이 돼버린 것이다. 전통 주택의 앞뒤로 우뚝했던 산들과 너른 벌판, 혹은 실개울들이 모두 이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에 밀려난 요즘 층간소음과 관리비 횡령 등 크고 작은 부조리들로 덩어리 진 이 아파트가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니, 소름 돋는 일이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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