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관계와 부모교육
불륜관계와 부모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4.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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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 경상대학교 행정처장)
얼마 전 모 검찰총장의 내연관계 및 혼외자식 문제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다 잠잠한 적이 있다.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한쪽에서는 ‘혼외자식이다’라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혼외자식이 아니다’라며 강력히 부인하다 사건이 꼬리를 감췄다. 그러다가 어제 또다시 전 검찰총장이 자신의 내연녀로 지목된 여인과 혼외아들로 지목된 모 군과 함께 찍은 사진이 확보되었다고 모 신문에 보도되어 다시 한 번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필자는 이 사건을 불륜과 혼외자식이 맞다, 아니다 라는 정치권의 측면에서가 아닌 가족의 측면에서, 특히 부모교육의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가족이란 서로 신뢰하는 관계이다. 특히 부부관계는 결혼 후 부부가 서로의 정절을 지키며 일평생을 서로에게 신의를 지키면서 살겠다고 약속한 사이이다. 그런데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신의를 깨고 불륜을 저지르면 이는 이혼사유가 된다. 이런 불륜관계가 생기면 부부 중 한쪽은 치명타를 맞고 심신이 병들게 된다. 어른도 이럴진대 하물며 어린 자녀들은 말할 것도 없다. 친자녀이든, 혼외자녀이든 간에 이러한 스캔들에 휘말리거나 사실을 알게 되면 부모에 대한 신의가 없어지고 심신이 병들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사건뿐만 아니라 며칠 전 모 검사가 연예인과의 친밀한 관계 때문에 그 상대를 보호해 준다는 명분 아래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특정인을 협박하다가 신문기사로 대서특필되어 국민의 공분을 산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역시 마찬가지이다. 결혼한 상태에서 불륜관계의 스캔들을 내는 모든 사람들은 누군가의 남편이나 누군가의 아버지들이다. 물론 어머니인 경우도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불륜관계 사건을 일으키는 장본인들은 아버지들이 대부분이다.

다시 부모교육으로 돌아가 보자. 모든 부모들은 자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시키고 자녀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잘 키우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부모들이 자신은 위와 같은 불륜을 저지르면서 자식들은 잘 커갈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을까. 모르긴 해도 불륜관계를 저지르는 부모들조차 자신의 자녀들은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환경을 보여주는 부모 아래에서 자라는 자녀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불거진 불륜사건들로부터 심신이 상처받고 휘청거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장 초기에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는 무의식 저편에 가라앉아 있다가 나중에 성인의 삶에서 치명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기서 모든 부모들은 다음 사실을 숙고해야 한다. 자녀를 잘 키우려면 부모가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를 대변하는 우리 속담이 있는데 바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이다. 이 말처럼 부모가 성실하고 신의 있는 삶을 살아야 자녀들도 성실하고 신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길러 주어야 할 대표적인 품성 중의 하나가 책임감을 키워 주는 일이다.

인생의 과정에서 우리는 얼마만큼의 책임감을 가질 것인가. 책임 있는 행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우리는 그만큼 효율적인 삶을 살게 된다. 책임감이란 어떤 행동을 선택하고 그 선택의 결과를 수용하는 과정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유능한 사람들은 자기 인생의 길을 선택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수용하는 방법을 배운 사람들이다. 즉 선택의 자유가 책임감의 기본조건이 된다는 의미이다.

부모가 자녀를 책임감 있게 잘 키우려면 자녀가 선택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스스로의 삶을 표본으로 자녀에게 보여야 할 것이다. 만약 부모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불륜의 모습을 보인다면 자녀에게 책임감 있는 신뢰로운 모습을 기대할 수 없다. 부모가 부모로서의 책임을 하지 못하는 순간 자녀 또한 망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삶이 자녀에게 투영된다는 것을 생각하고 부모로서 자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최정혜 (객원논설위원, 경상대학교 행정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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