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서 울린 K힙합·K록의 힘
칸에서 울린 K힙합·K록의 힘
  • 연합뉴스
  • 승인 201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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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뎀2014, K팝 쇼케이스 'K팝 나이트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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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아 유 레디?(안녕하세요, 준비됐나요?) 덩실 덩실 뛰어보자!”

인디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외침에 관객들은 공중으로 손을 쭉 뻗어 타국의 소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듯 화답했다.

이들은 프랑스, 영국, 핀란드 등 각국에서 모인 관객에게 이방인이었지만 몽환적인 사운드와 리듬이 넘실대자 ‘낯섦’의 경계는 금세 허물어졌다. 이들은 ‘건강하고 긴 삶’, ‘도시생활’, ‘사과’ 등을 연주하며 때론 ‘뽕끼’(트로트 느낌)있고 때론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에 나른한 목소리를 더해가며 흥을 돋웠다.

2일(현지시간) 저녁 프랑스 칸 국제음악박람회 ‘미뎀 2014’에서 열린 K팝 쇼케이스 ‘K팝 나이트 아웃’(K-Pop Night Out)에서다.

‘미뎀’ 행사장의 ‘매직 미러 스테이지’에서 열린 이날 무대는 ‘미뎀’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K팝의 해외 진출지역 확대와 장르 다양화를 위해 주최한 K팝 공연.

지난해는 타이거JK와 윤미래가 있는 그룹 MFBTY가 참여했지만 올해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를 비롯해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 김바다가 이끄는 록밴드 레이시오스, 아이돌 그룹 빅스가 가세해 공연팀 수와 장르의 폭이 확대됐다.

이날 공연장에는 오렐리 필리페티 프랑스 문화장관을 비롯해 미뎀에 참가한 세계 각지의 프로듀서, 음반제작자, 취재진 등 500명의 음악 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은 한국 가수들의 음악을 감상하며 의견을 나누는 등 흥미로운 모습이었다.

필리페티 장관은 “K팝은 미뎀 페스티벌을 넘어 세계인의 관심 콘텐츠”라며 “프랑스 음악계도 K팝의 세계화 성공 사례를 배우고 벤치마킹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호응을 얻은 팀은 유럽 무대를 처음 밟은 다이나믹듀오였다. 개코와 최자가 ‘새끈해’, ‘씨스루’, ‘링 마이 벨’(Ring My Bell), ‘불타는 금요일’ 등 한국어로 차진 랩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관객들은 랩 가사를 알아듣진 못했지만 들썩거리는 비트에 머리와 발을 흔들며 환호했다. 이들의 순서가 끝나자 아쉬운 듯 함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국 대표 힙합그룹답게 지난해 MFBTY에 이어 K힙합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이곳에서 만난 핀란드의 뮤직핀란드 새미 하이키오 국제총괄은 “핀란드를 비롯해 어느 나라의 래퍼나 자국어로 랩을 하니 거부감이 없다”며 “리듬과 사운드만으로도 그들의 음악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K팝의 계보와 이날 출연진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K팝의 잔치에 아이돌 그룹도 빠질 수 없었다. 빅스는 ‘다칠 준비가 돼 있어’를 시작으로 ‘하이드’(Hyde), ‘대.다.나.다.너’ 등의 대표곡을 선보였다.

빅스의 팬들은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공연 시작 전부터 일찌감치 줄을 섰으며 무대 내내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들어 올려 촬영했다. 그러나 이날 무대 크기가 협소해 멤버들이 동선이 큰 강렬한 안무를 수정해 선보여야 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로커 김바다가 이끄는 레이시오스는 마지막 순서로 등장해 ‘이모셔널 컴퓨터’(Emotional Computer), ‘크러시’(Crush), ‘크게 라디오를 켜고’ 등 강렬한 록 사운드를 선사했다.

조용히 관람하던 음악 관계자들까지 김바다의 힘있는 보컬과 밴드 멤버들의 탄탄한 연주에 귀를 집중시키며 호응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연은 ‘K팝은 아이돌 음악’이란 편견을 깨고 K힙합과 K록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서희선 대중문화산업실 음악·패션사업팀장은 “아이돌 그룹 주축의 K팝 열풍이 록과 힙합 등 더 많은 장르가 진출하는데 물꼬를 터줬다”며 “올해 미뎀의 K팝 쇼케이스가 장르의 다양성을 확보했듯이 호주, 유럽, 남미 등지로 페스티벌·쇼케이스 지원 사업 지역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이나믹듀오도 “유럽에서 첫 공연이고 음악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여서 긴장됐지만 K팝의 다양성을 알릴 수 있어 뜻깊었다”며 “평소 SNS 등에서 해외 팬들의 댓글을 볼 때면 K팝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좋은 음악을 만들고 다양한 콘텐츠와 접목해 해외에서도 K힙합의 저변을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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