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빗장
  • 경남일보
  • 승인 2014.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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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지금 내 시간은 갇혀 있다.

당신을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말없이 당신을 보낸 어느 밤에

비로소 내 울음이 들렸다.



당신을 잠그고, 나를 잠그면

사랑을 알게 될까.

찰칵,

-이재훈 <빗장>





우리는 어쩌면 평생을 가슴 반쪽으로 사는 지도 모른다. 철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가슴 한 켠은 늘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으로 빼곡했거나, 빈 자리 외로움으로 먹먹했거나…. 저 유폐된 시공간 안에서 온 밤을 울며 샜던 스물 한두 살의 절망. 말없이 보냈거나 울며불며 매달렸거나, 시간 지나 돌아보면 온통 후회와 아쉬움으로만 가득한 기억들. 온 가슴 통틀어 사랑했더라면 다시 돌아보는 그 자리는 아름답게 추억될 수 있을까. 평생 온 가슴을 다해 살 수 있는 날들은 얼마나 될까? 나이가 들수록 더 잘게 쪼개고 나누어야만 살아지는 세상 일. 문득, 안으로 빗장을 걸고 한 며칠 유폐의 시공간에 들고 싶을 때가 있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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