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돈으로 만드는 전략
산을 돈으로 만드는 전략
  • 경남일보
  • 승인 2014.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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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대박나세요!’ 좋은 인사말이다. 복권에 당첨되거나 하는 일이 잘 되거나 사업에 성공하거나…. 여하튼 돈과 관계되는 덕담이다. 어쨌건 돈을 많이 벌면 좋은 일이다. 그만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말과 같기에 말이다. 돈이 없으면 불편한 점이 많다. 그러나 쓸 만한 돈이 있으면 불편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기에 돈은 필요하기도 하고 때론 삶의 수단과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편이 되기도 한다.

산을 돈으로 만든다? 얼토당토않은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산은 돈이라고 자신한다. 왜냐구? 산이 돈이니까. 우리는 돈을 절약하면서 휴일을 가장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곳을 산으로 꼽는다. 돈을 들이지 않고도 가장 시간을 많이 소비할 수 있고, 또 즐겁고 건강하게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산이다. 오가는 차비와 간식에 들어가는 약간의 비용, 그것이 전부인데 비해 가장 건강하면서도 힘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 산이다. 기분도 좋아진다.

반대로 그 시간 다른 곳에서 즐긴다면 그만한 비용을 들여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는가. 단언코 없다. 종일 잠을 자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잠만 종일 자면 온몸이 건강해지는가. 그건 아닐 것이다. 산은 거기에 그대로 있으면서 돈을 만들어 준다. 눈에 당장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하는 것이 산이다.

그뿐인가. 산에서는 우리의 오감을 즐겁게 해주는 무엇들이 있다. 그것은 돈으로 환산하기에 너무도 가치가 크다. 꽃, 바람, 나무의 녹색, 맑은 공기, 깨끗하고 시원한 계곡물, 산에 올랐을 때 까마득히 보이는 세상, 그것을 발 아래 두고 바라보는 싱그러움…. 그런 것들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그 무엇들이다. TV프로에서 자주 하는 자연으로 돌아가 사는 사람들과 병에 시달려 산으로 들어간 사람들, 모두가 산(자연)이 치유해 주고 행복하게 해 주는 마력을 발휘한다. 과거 무주공산인 산이 보다 깊은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산에서 나는 것들은 무엇인가. 나무(목재), 버섯, 산채류, 약초, 맑은 물. 그것들을 돈으로 만들고 돈으로 만들려고 했을 때 소요되는 것은 건강이 아닐까. 건강과 돈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은 어디에 있을까.

그러나 우리는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첫째가 산에서 나무를 자르는 일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심은 나무들은 적당히 컸을 때 솎아주어야 보다 더 크고 잘 자라는 나무를 얻을 수 있다. 얼마 전 남대문에 쓰일 100년생 소나무 길이 8m 기둥 하나를 얻으려면 돈으로 700만~800만원이 필요했다. 아니 그보다 더 돈이 많이 들었다. 100년이란 시간을 들여 키운 정성과 기간이 가미되는 것이지만 그 나무들도 그 이전에 잘 심고 가꾼 나무들일 것이다. 오래 전 시대에도 나무를 가꾸고 키운 정책이 있었기에 말이다.

그렇게 나무들은 가꾸어야 한다. 가꾸어야 돈이 된다. 가꾸지 않으면 소위 잡목이라고 부르는 나무들로 숲이 들어차 돈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산에서 나무를 솎아주거나 가지치기 하는 것을 반대할 일이 아니다. 교육과 홍보로 이러한 관념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도 그런 숲가꾸기를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을 주변에서 생각이 바뀌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 나무들을 베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하나가 산에서 약초나 산채를 남획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약초나 산채를 마구잡이로 캐다보면 자원이 고갈된다. 씨가 자리를 잡고 자라는 과정의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 과정을 기다리기도 전에 자원을 없애는 일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내 것이 아닌 곳에서 아무도 보지 않기 때문에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둑질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궁극적으로는 돈 되는 산에서 돈을 훔쳐가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산은 돈이다. 무한건강을 챙겨주고 구체화된 돈도 챙겨준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게 해 주고, 자원으로의 보고로써 그 가치를 발휘한다. 산은 그저 있는 것이 아니다. 속돼 보일 수도 있으나 산에서 돈 될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산은 자원이기 이전에 돈 되는 요술방망이기 때문이다.
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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