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감지계(三鑑之戒)
삼감지계(三鑑之戒)
  • 경남일보
  • 승인 2014.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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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근 (객원논설위원)
동서양을 막론하고 거울에 얽힌 이야기가 참 많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 나오는 이 대목은 거울의 신비감을 더해 준다. 우리나라에서도 남편이 한양에서 사 온 거울을 보고 평소 자기 얼굴을 본 적이 없는 부인이 남편이 젊은 여인을 데려 왔다고 오해했다는 이야기, 고을 원님이 거울 속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보고 신관이 새로 부임한 것으로 착각해 달아났다는 이야기 등 재미있는 일화가 많다.

▶신동준이 쓴 ‘정관정요’에 의하면 당 태종은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단정하게 할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천하의 흥망성쇠와 왕조교체의 원인을 알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신의 득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는 말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거울을 구리거울(동감), 역사거울(사감), 사람거울(인감)로 구분하고 군주가 삼감을 통해 스스로 경계하며 제왕의 덕을 쌓아야 함을 역설했던 것이다. 이것이 곧 ‘삼감지계(三鑑之戒)’이다.

▶무엇보다 당 태종은 인감을 중시했다. 나라를 다스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를 얻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유능한 인재를 구하기 위해 늘 노심초사했다고 한다. 특히 신하들이 군주의 노여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직언할 것을 적극 권장했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윗사람의 일방적인 지시와 아랫사람의 받아쓰기 관행에 너무 익숙해 있다. 청와대, 중앙부처, 지방정부, 공기업, 사기업 모두 마찬가지다. 조만간 대통령 참석 하에 새해 부처별 업무보고가 시작된다고 한다. 이번 만큼은 받아쓰는 모습보다는 국정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안상근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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