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風聞)
풍문(風聞)
  • 경남일보
  • 승인 201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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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서 (진주경찰서 생활안전과장, 경정)
“바람은 소리만 있지 형체가 없다. 눈으로 보려해도 보이지 않고 손으로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다. 허공에서 일어나 능히 만물을 떠서 움직이게 한다. 어찌 현상 없는 얼굴로 남을 논하느냐.” 조선중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 선생의 풍문에 대한 말이다.

요즈음 정치, 국방 외교 등 각 분야에 SNS괴담 등 근거 없는 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나가고 있다. 모두가 근거가 없고 꾸며 내거나 정체불명의 낚시 글이지만 무심코 넘기기에는 무언가 석연치가 않다.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가 싶다.

뜬말 근거 없는 비방이 사람 잡는 세상이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니 찾아도 자취가 없고 살펴도 형체가 없다. 턱도 없는 이야기 한번 두 번 듣다 보면 정말 그런가 싶다. 그 사이에 관련자들의 인격과 자존심은 짓밟히고 구겨져 만신창이가 되고 심지어는 목숨을 내던지기도 하는 것을 쉽게 보게 된다.

그래서 성인들은 귀로 들었어도 눈으로 직접 보지 않은 것은 덩달아 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풍문은 대중을 미혹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있지 않아 국가의 대사인 지방선거다. 벌써부터 후보자의 과열경쟁이 점쳐지고 있다. 그에 따른 흑색선전이나 비방 같은 풍문이 활개 칠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좋은 것을 듣고는 자기 선에서 감추어 버린다. 그런데 남의 좋지 않은 것은 들으면 약간 부풀려서 계속 퍼뜨린다.

옛 말에 ‘개 한 마리가 오동나무에 걸린 달보고 목청을 높이니까 동네 개가 따라 짖는다’고 했다. 영문도 이유도 모른 체 개 한 마리가 짓는 것을 보고 동네개가 짓는 것과 정체불명의 풍문을 듣고 계속 퍼뜨리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장성택의 처형이후 북한의 정세가 심상치 않다. 국민 모두가 확고한 국가관과 통일염원을 가슴에 담고 신중한 처신을 할 때다. 일부 종북주의자들의 행태는 본질은 가려지고 현상만 보인다.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의 혹세무민(惑世誣民)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각계각층의 분별 없는 짓거리를 보면 더욱 염려스럽고 걱정이 앞선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 한마디 잘못으로 패가망신한 예가 허다하다. ‘수구여병(守口如甁)’이란 말이 있다. 입 지키기를 병(甁)과 같이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며 몸을 죽게하는 도끼라고 했다.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모두가 평정심을 갖고 미혹에 현혹되지 않는 성숙된 국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인가 싶다. 국론을 분열하고 사회를 어지럽게 하는 말, 글 함부로 퍼뜨리지 말자.

박명서 (진주경찰서 생활안전과장, 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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