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교토 그리고 진주
뉴욕, 교토 그리고 진주
  • 경남일보
  • 승인 2014.02.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강사, 예담 대표)
뉴저지주 미국 북동부, 인구 850만이 사는 뉴욕, 맨해튼 지역. 연일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도시는 현대미술의 보고가 된지 오래다. 활기차고 세련된 디자인과 유행이 흐르는 곳, 그러면서도 최초의 건물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아름다운 건축물을 자랑하는 곳, 주말이면 광장에서 유기농 채소를 비롯해 좋은 먹거리와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곳, 광장마다 잘 보존되고 가꾸어진 숲들, 복잡한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오히려 독특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곳, 셀 수 없는 아티스트들이 살다가고 숨 쉬고 있는 곳. 뉴욕을 다녀온 분들이 몇 번이고 다시 가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뉴욕시 시장의 역할과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리라. 도심 한복판에 인공으로 만든 공원, 센트럴 파크, 원래부터 그 자리에 존재했었을 것 같은 착각을 하기에 충분한 그곳.

수많은 갤러리와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이 있으며 옛것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보수하고 다듬어 더욱 멋진 거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그곳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 새것만 지향하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몇 년 전 교토에서 개인전을 하면서 일주일을 중심가에서 머물면서 맨해튼의 기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하였다. 옛것을 잘 지켜내고 있는 교토 시민의 저력을 느끼며 내 삶의 시간들도 챙겨볼 수 있었다.

나의 소중한 어린 날의 수첩, 일기장, 도시락통.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그네와 벽에 그린 그림들. 이것들이 다 사라지고 이제는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하고 있으니 아쉬울 뿐이다. 내 어린 시절의 행복감을 기억할 수 있는 추억들을 떠올리며 우리의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어떻게 간직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도 생각해 보았다. 다시 쌀쌀한 겨울 날씨가 우리에게 그래도 용기를 내라고 손을 내미는 이즈음 머리를 식힐 겸 촉석루를 찾았다. 진주성 근처는 대사지라는 연못이 있었고 오래 전 어느 문헌에서 역사적인 큰 못이 사라진 사실을 알았을 때의 슬픔을 잊을 수가 없다. 만약 ‘대사지’라는 연못이 현존한다면 진주는 세계적인 명소가 더 빨리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수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 진주!

초등학교 때 처음 진주시에 왔을 때보다 더 발전되고 정갈한 도시가 되어 있다. 이곳을 방문한 분들이 부러움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타 도시에 없는 자랑거리가 많다고 본다. 이곳에 사는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되고 있음을 느끼며 여전히 사라진 ‘대사지’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 수가 없다. 이 겨울에 생각해 보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여!

김은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강사·예담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