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충돌
역사 충돌
  • 경남일보
  • 승인 201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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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역사적 사실관계의 부정, 이른바 일본의 역사충돌이 도를 넘고 있다. 일본 미나미규수 시가 태평양전쟁 말기 폭탄을 싣고 미군 함정에 돌격했던 가미카제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힌 것이 그 하나다. 명분은 전쟁의 참혹함을 알려 평화를 기원하겠다는 것이나, 그 실제는 미나미규수 시가 가미카제를 애국자로 기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군국주의의 참혹한 말로의 상징인 자살특공대 가미카제는 전사자만 3800여명으로 대부분 꽃다운 10대 소년들이다. 두 번 다시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야스쿠니를 참배했다는 아베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국제사회에서 반드시 깨끗하고 성스러운 것들만 등재되는 것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이다. 2007년 등재된 아우슈비츠 수용소 3개 건물은 지금까지 그 등재가 취소되지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화유산’이라고 하면 무조건 ‘찬란하고 아름다운 문화유적’만이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그대로 담아낸 것’이라면 뭐든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류의 흑역사를 영원히 기억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증거자료로서 등재하는 경우도 있다. 가미카제 등재 시도는 이 명분이다. 가미카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우려하는 것은 2차 세계대전 패전 당시 일본이 ‘피해국’이었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될 경우 ‘일왕’에게 가미카제 조종사처럼 충성을 다해 목숨을 바쳐야 할 것이라는 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명목삼아 당당하게 교과서에 쓰고 가르칠 수 있다는 개연성의 문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그런 면들을 이미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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