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문화, 경남의 자랑> 우포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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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균
  • 승인 201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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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틈바구니서 꼭 지켜야 할 생명의 보고
목포늪의아침4
목포늪의 아침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 늪지인 창녕 우포늪. ‘생태계의 고문서’,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창녕군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 이방면 안리·옥천리, 대합면 주매리 일원에 있는 자연 늪지다. 1억4000만 년 전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 백악기에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고 낙동강 유역의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강물이 흘러들어 늪지와 자연호수들이 생겨나면서 우포늪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 우포늪 인근 유어면 세진리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옛날부터 인근 주민들이 소를 풀어 키우던 곳이라 해서 우포(牛浦)라 불려졌다고 한다.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내륙습지로 화왕산 인근 토평천의 물과 창녕군 이방면과 대합면 등에서 낙동강으로 유입되던 소하천이 폭이 좁아지면서 형성됐다.



◇현황

우포늪은 가장 규모가 큰 우포늪(유어면 대대리·세진리 일원 127만8285㎡)와 목포(이방면 안리 일원 53만284㎡), 사지포(대합면 주매리 일원 36만4731㎡), 쪽지벌(이방면 옥천리 일원 13만9626㎡) 등 4개의 늪을 총칭한다. 가로 2.5㎞, 세로 1.6㎞, 담수 면적 2.3㎢(70여만평)에 이르는 천연 늪이다. 1997년 7월 26일 생태계보전지역 가운데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1998년 3월 2일 람사르조약에 의해 국제보존습지로 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다. 우포늪은 약 600여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식물은 가시연꽃·생이가래·부들·줄·골풀·창포·마름·자라풀 등 430여종에 달하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봄에는 물가에 다양한 야생화가, 여름에는 노랑어리연, 마름, 물옥잠이 꽃을 피운다. 특히 8~9월이 되면 목포에서 가시연꽃이 온몸에 가시를 내뿜고 자줏빛 꽃을 활짝 피워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가을에는 갈대와 줄, 부들 그리고 매자기의 열매가, 겨울에는 수생식물의 줄기와 열매는 철새들의 먹이원이 된다.

▲조류는 쇠물닭·논병아리·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205)·청둥오리·쇠오리·큰고니(천연기념물 201)·큰기러기 등 62종의 새들이 우포늪을 찾는다. 새들 중에는 전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하거나, 멸종위기에 있는 희귀한 새들이 많다. 우포늪은 지리적으로 철새들의 주요 이동 경로 중 하나인 동아시아-호주 경로상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다양한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봄과 가을에는 남쪽과 북쪽을 이동하는 새들에게 중간에 쉬어가는 휴식처를 제공한다. 우포의 사계절 가운데 가장 많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계절은 겨울철이다. 큰기러기, 고니, 청둥오리, 쇠오리, 홍머리오리, 물닭 등 겨울철새들은 북극 지방의 혹독한 기후를 피해 10월쯤 4300~6000km를 남쪽으로 날아와서 겨울을 지내는데, 우포늪에서는 이러한 겨울철새들이 월동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여름이면 적합한 날씨와 풍부한 먹이를 찾아 여름철새들이 우포늪을 날아든다. 쇠물닭, 물총새, 휘파람새, 왜가리, 중대백로, 쇠백로, 알락할미새 등이 알을 낳고 여름을 지낸다. 우포늪에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박새, 딱새, 멧비둘기, 종다리, 노랑턱멧새, 까치, 까마귀 등 텃새들도 관찰된다.

이밖에 ▲어류는 뱀장어·붕어·잉어·가물치·피라미 등 28종 ▲수서곤충은 연못하루살이·왕잠자리·장구애비·소금쟁이 등 55종 ▲패각류는 우렁이·물달팽이·말조개 등 5종 ▲포유류는 두더지·족제비· 너구리 등 12종 ▲파충류는 남생이·자라·줄장지뱀·유혈목이 등 7종, ▲양서류는 무당개구리·두꺼비·청개구리·참개구리·황소개구리 등 5종이 서식하고 있다.



쪽지벌(가시연꽃)
우포늪 가시연꽃
우포늪
우포늪 수초
◇보존 시급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우포늪 주변에는 가항늪·팔락늪·학암벌 등 10개의 늪이 존재했다고 한다. 이들 늪은 무분별한 개발과 농경지의 잠식으로 인해 모두 사라져 버렸다. 1960년대 초에 백조도래지(천연기념물 제15호)로 지정됐다가 급격한 개발로 인해, 백조 수가 급감하자 지정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후 백조는 더 이상 우포늪에 오지 않고 있다. 부산대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포늪 일대의 습지 총면적은 1918년도에 약 533만㎡에서 2007년도에 약 370만6000㎡로 총면적이 약 6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쪽지벌은 약 50%가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용호늪은 146만3000㎡에서 54만9000㎡로 줄었다. 우포늪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던 사몰포와 새거리벌은 1984년 이후 사라졌고, 말벌과 학엄벌과 유장벌 역시 완전히 소실됐다. 이처럼 감소되거나 소실된 습지는 논이나 밭, 과수원 등의 경작지로 개간·매립되어 현재 양파, 마늘 등의 농사를 짓는데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우포늪에는 참붕어 등 15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다. 그 가운데 생태계 교란종인 배스·블루길의 개체수 점유율이 33.5% 정도로 나타나 고유어종의 서식에 위협이 되고 있다.

우포늪은 육지로 이행하는 생태적 천이의 중간 단계로서 각종 물질의 전환을 비롯하여 생물상의 종 조성에 있어서도 고도의 다양성을 지니며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부양력이 높은 생태계로서 생물학적, 수리학적, 경제학적 가치가 높이 인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우포늪을 관리하도록 하였으며, 낙동강청은 수위, 수질, 생태계 변화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 실시, 보호지역 보전 등의 보전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우포늪의 방문객 증가에 따른 생태계 훼손 우려가 커짐에 따라 생태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우포늪 주요 지점에 출입제한구역 5개 지구(1.5㎢), 출입금지구역 4개 지구를 정해 관리하고 있다. 위반 시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들로 인해 우포늪은 국제보호습지(1998년)로 지정된 이후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

◇국내 생태관광 메카

우포늪은 지난해 3월에 환경부로부터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서 2위를 차지한데 이어 한국관광공사의 ‘관광 100선’에도 6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생태천국 창녕우포늪은 금년 1월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선’ 중에서도 6위에 선정됐고,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관광공사에서 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99곳’에도 선정됐다.

이처럼 우포늪은 환경적으로 보전가치가 있고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체험·교육할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생태관광지역이다.

우포늪은 람사르습지, 습지보호지역, 천연보호구역이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도 등재돼 있다. 가시연꽃, 마름 등 500여 종의 식물과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와 큰고니 등 160여 종의 조류와 다양한 어류, 포유류, 파충류, 곤충이 서식하고 있고 따오기 복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우포생태교육원의 우포체험학습, 우포자연학습원의 수생식물관찰, 철새관찰 등과 가시연꽃마을의 각종 체험, 우포늪 반딧불이 탐사 및 달빛기행, 람사르시범마을 생태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조류, 어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 각종 습지 야생동물의 기록을 보존ㆍ연구·전시하는 우포늪 생태관도 볼거리다. 이곳에는 생태환경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우포늪의 이해, 우포늪의 사계, 살아있는 우포늪, 우포늪의 가족들, 생태환경의 이해 등의 전시실이 구성돼 있으며, 각 전시실에는 현장감 있는 입체 모형, 영상 등을 볼 수 있고,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수 있다.



우포늪의새벽(물안개)8
우포늪은 새벽 물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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