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한(癡漢)
치한(癡漢)
  • 경남일보
  • 승인 2014.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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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정)
사물을 관찰할 때 서양 사람들은 눈으로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손으로 만져본다. 쌀을 팔 때도 손으로 만져보고 옷을 살 때도 만져보고 산다. 그래서 옛날 포목점에는 “때받이”란 견본을 두고 만져보도록 했다. 어린아이들을 귀여워 할 때도 머리를 쓰다듬는 등 촉각적으로 했다. 만져보지 않고 눈으로 마음으로 보는 것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런 연유로 어른이 어린이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볼이나 신체를 만지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시 되었다. 그러나 이성간의 성적인면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자가 밖에서 새나 짐승들이 교미하는 것을 보면 못 볼 것을 보았다고 하여 집으로 돌아오면 맨 먼저 세안이라 하여 눈을 씻고 음탕한 소리를 들으면 세이라 하여 귀를 씻는 등 엄격하기가 궁중법도 같았다. 여인들도 외간 남자의 손이 옷깃에 닿거나 손목만 잡혀도 치욕스러움에 스스로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런 풍습은 기방문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옛날 기생은 돈이나 권력 앞에 쉽게 모든 것을 허락한줄 알고 있는데 그것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기생도 신분이 있어 그 신분에 따라 패를 찼는데 1패 기생은 용모도 출중하고 가무에 능하며 서화를 하는 품위 있는 불가촉 기생이며, 2패 기생은 가무나 서화가 보통인 가촉기생이고, 3패 기생은 몸까지 허락하는 천기로 이 규칙을 어기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일행까지 몰지각한 사람으로 취급 받았다고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레비브륄은 사람이 사물을 인지할 때 촉각적으로 인지하는 단계를 원시단계(유아) 눈으로 인지하는 것을 성숙단계(성인) 머리로 인식하는 것을 문명단계(노인)로 구분했다. 따라서 손으로 만지는 것은 현대 문명시대에 살지만 원시인이요 어른일지라도 행동은 어린애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몸속에는 만지지 않고는 성에 차지 않는 원시적이고 유아적인 유전인자가 잠재의식 중에 깔려 있는 것이다.

세상은 변하여 양성평등이요 여성 상위시대라고 하지만 연약한 여성을 보호하는 것이 사나이 대장부의 마땅한 도리이거늘 이를 망각하고 여성을 희롱하는 것을 보고 어리석고 못난 사람이라 하여 치한이라 했다.

세상에 어떤 짐승도 성을 유희나 쾌락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짝짓기 시기가 아닌데도 유희나 쾌락을 생산해 내고 그 맛에 중독되는 것을 보면 아무 곳에서나 함부로 말하고 더듬다가는 치한으로 몰려 본인뿐만 아니라 소속 직장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힐 수 있는 성희롱 제대로 알고 조심토록하자.

남자는 생각으로 여자는 느낌으로 안다는 말 명심하고.

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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