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飛行)
비행(飛行)
  • 경남일보
  • 승인 201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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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순 (화가,시인, 예담 대표)
공항 활주로! 이륙준비가 한창인 비행기들로 넘쳐난다. 비행기가 뜨는 원리는 참으로 신기하다. 뉴턴의 제3운동 법칙인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인 양력과 중력, 항력, 추력 이렇게 네가지가 적용되며 어느 정도의 맞바람은 이륙에 도움이 된다. 그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지상에서 창공을 우러러 보아야만한다.

인생여정의 한 시점, 삶의 방향과 가치관을 점검하면서 도전할일이 있을 때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수는 없다’ 라고 하면서 떠올리는 내용이다. 언젠가는 진주를 알리고 한국을 빛낼 대단한 작가가 되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두트럭 분량의 그림 작업을 하고 대학원 실기실에서 불철주야 연구에 몰두한 시간들. 계절의 변화도 느낄 여유가 없을 정도로 달려온 시간들 앞에 큰 보상이 언젠가는 오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희망에 차서 준비한 전시들. 과분한 정도의 격려와 전시초대, 주어진 일들, 그만큼 질투라는 단어와도 때때로 마주해야 했다. 그때 고민하는 어린 후배에게 들려주신 비행에 비유한 대선배의 감동스런 말씀이 있었다.

거리에 나서면 우리는 오늘도 멋진 모습의 다양한 성향의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가 아니라 ‘사촌이 논을 사면 밥을 사주고 나도 논을 산다’로 바꾸면 어떨가? 자기보다 잘 나가면 위통이 생기고 잘못되면 회심의 미소를 짓는 사람이 있고 칭찬과 격려로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어느 원소의 부분집합인가도 점검해보자. 모임에서 자식. 배우자. 경제력. 학력. 홍보에 열을 올리시는 분들도 있다. 그중에는 나보다 힘든 상황에 놓인 분들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으로 조금만 더 나를 낮추고, 비우고 ‘겸손’의 단어와 친구한다면 그 사람을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멋진 사람으로 기념촬영되어 그분의 기억 앨범 속에 고이 간직될 수 있으리라.

있을 때는 없었을 때의 불편함을 떠올리며 더욱 겸손해지고 없을 때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외치며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좌절 않고 용기내기도 필요하리라. 따뜻한 봄날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겨우내 잘 견딘 마른 나뭇가지는 삼월의 공기 속에 봄눈을 내보내고 있는 이쯤 나는 무엇이 될 것인가? 어느쪽이 되고 싶은지 정해 볼 필요가 있다. 저 푸른 대지 위를 날고 있는 비행기에 타고서 나를 향해 손 흔들며 환호하는 아름다운 지구라는 대지 위를 바라보고 있을것인지 아니면 이륙할 때 동반하는 걷잡을 수 없이 날리며 소용돌이치는 그 소란스러운 것들이 될 것인지 선택은 자유다.

김은순 (화가,시인, 예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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