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혁신의 아이콘 ‘3D 프린터’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 ‘3D 프린터’
  • 경남일보
  • 승인 201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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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14의 언론 보도를 접하며 단연 내 관심을 끌었던 장비는 3D 프린터였다. 필자는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의 프로젝트 작품지도 시 CAD 프로그램으로 설계한 형상을 3D 프린터로 출력하여 제작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신제품의 성능 향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3D 프린터가 가전(家電) 박람회에 나올 정도로 이제 대중화되었구나’ 하는 반가움과 함께 뜻밖의 재미난 보도 내용을 접하고는 속으로 ‘이제 별걸 다 만드네’ 하며 피식 웃음이 났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 제품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혁신적인 변화를 감지하고 이내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그 재미나면서도 한편으로 전율을 느끼게 한 3D 프린터는 바로 초콜릿으로 유명한 허쉬(Hershey)와 세계 양대 3D 프린터 제조사 중 하나인 3D시스템(3D Systems)의 합작품인 쉐프젯(ChefJet)이라는 제품이었다.

이 프린터의 잉크는 초콜릿, 바닐라, 민트 등과 같은 식재료이며 프린팅의 결과물은 화려한 모양으로 조형된 초콜릿과 사탕인 것이었다. 개별 가정에까지 보급되는 것은 장담하기 이르지만 동네 빵집에는 머지않아 한 대씩 보급될 공산이 큰 것이다. 이제 동네 제과점 사장님은 케이크 위에 장식할 데코레이션을 만들기 위해 힘들여 설탕 공예, 초콜릿 공예를 할 필요가 없다. 단지 재료의 배합과 3차원 형상에 대한 정보가 담긴 일종의 레시피 전산 파일을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하여 3D 프린터로 출력만 하면 되는 것이다. 혹은 본인이 멋지게 해낸 초콜릿 공예가 있다면 3D 스캐너를 통해 파일로 저장한 후 3D 프린터에서 원하는 만큼 반복적으로 출력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전율까지는 아니더라도 재미로 만든 제품은 아니구나 하는 데에는 동의할 것이다.

전율은 이제부터다. 이제 잉크의 종류를 바꾸어 보자. 만일 금속재질의 잉크를 사용할 수 있는 고해상도의 3D 프린터가 있다면 우리의 실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열쇠를 복사해야 하는 경우 열쇠점까지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3D 스캐너와 3D 프린터를 이용해 복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문서 복합기에 해당하는 일종의 3D 복합기인 셈이다. 욕실 수도관이 부식되어 물이 새는 경우라면 철물점까지 가지 않더라도 해당 규격의 전산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출력하면 바로 교체가 가능할 것이다. 이제 또 다른 잉크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우리 몸의 DNA를 구성하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네 개의 염기를 잉크로 사용하는 3D 프린터가 개발되었다고 하자. 이런 방식의 프린터로 세포, 더 나아가서 신체의 장기를 프린트한다면 가능할까.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필자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인공 관절이나 인공 귀 등을 3D 프린터로 출력한 사례는 최근 들어 속속 알려지고 있다.

1992년 특허가 만료된 FDM 방식의 3D 프린터는 현재 100만원 미만의 제품이 출시될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이는 문서 프린터에 비유하면 도트 프린터 수준이다. 최근 고해상도의 Polyjet 방식 3D 프린터가 높은 정밀도를 내세우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는 문서 프린터의 잉크젯 프린터에 해당한다. 레이저를 이용한 SLS 방식의 3D 프린터가 이달 말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는 문서 프린터의 레이저 방식에 비유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러한 시점과 맞물려 오는 3월 미래창조과학부는 국가 3D 프린팅 활성화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올해에만 68억 원의 지원예산을 편성해 놓은 상태이다. 3D 프린터가 우리의 실생활에 가져올 혁신적인 변화에 대한 전율이 희열로 현실화될 수 있도록 다가오는 미래를 즐겁게 대비하자.

 

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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