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 넋두리
선배의 넋두리
  • 경남일보
  • 승인 2014.03.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정)
얼마 전 진주경찰서에 30명의 신임 경찰교육생이 현장실습을 왔다. 젊고 발랄한 청춘남녀들이 경찰제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너무 멋지고 믿음직스러웠다. 초임 교육받던 내 모습을 그려보면서 이들에게 전한 선배의 넋두리를 간추려 본다.

인간이 행하는 것 중에 최고의 숭고함이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쓰는 것을 봉사라고 한다.

봉사를 직무로 하는 경찰에 투신한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에 찬사를 보낸다. 남들은 이 숭고한 봉사를 하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는데 여러분은 보수를 받으며 숭고한 일을 하니 이 얼마나 기분 좋고 감사할 일인가.

물론 기존 경찰관들의 입장에서 보면 공안직무를 하면서 공안직 대우를 못 받고 아직도 범죄수사 시 타기관의 지휘를 받는 등 미흡하고 자존심 상하는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런 소리를 한다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불평만 늘어놓고 실의에 빠져 있을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지금당장 자존심이나 물질적 혜택을 요구하기 전에 사회 안정, 국민의 재산과 생명보호 등 시급히 챙기고 보살펴야 할 임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마음자세로 챙기고 보살펴야 하는가. 선배의 넋두리는 계속된다.

‘무재칠시(無財七施)’란 말이 있다.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는 어떤 가난한 사람이 부처님을 찾아가 하소연하자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하시며 아무 재산이 없더라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7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셨다.

첫째가 ‘화안시(和顔施)’라하여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이고, 둘째는 ‘언시(言施)’라하여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남을 대하는 것이며, 셋째가 ‘심시(心施)’라하여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남을 대하며, 넷째는 ‘안시(眼施)’라하여 부드럽고 온화한 눈빛을 가지고 호의를 담은 눈으로 대하는 것을 말하며, 다섯째가 ‘신시(身施)’라하여 노약자 짐을 들어주는 등 몸으로 때우는 것을 말하고, 여섯째는 ‘좌시(座施)’라하여 앉을 자리나 편안한 거처를 마련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찰시(察施)’라하여 남의 어려움을 살펴 헤아리는 것이다.

이를 몸소 행하고 습관이 붙으면 복도 절로 온다고 하셨다.

‘잡보장경’이란 불경에 나오는 말인데 우리 경찰도 무재칠시를 실천 덕목으로 삼아 진실되게 행하면 그것이 국민의 바라고 조직이 요구하는 경찰상이 되어 국민의 사랑 속에 수사권 독립과 복지 향상도 자연스럽게 여러분 곁을 찾게 될 것이다.

건승을 빌며 넋두리 접고 두손 모음.

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경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