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미세먼지
  • 경남일보
  • 승인 201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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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낮에는 따사함을 느낄 정도로 겨울은 저만치 물러가고 봄이 오는 3월이 되었는데 하늘이 맑지 못하고 뿌옇게 흐린 날이 많아서 큰일이다. 언제부턴가 황사가 우리를 괴롭히더니 요즘은 미세먼지라는 것이 일기예보에 등장하기 시작해 다음날의 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예측을 알려 주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황사는 중국 몽골지방의 건조지대에서 강한 바람에 의해 높은 대기로 올라간 흙먼지가 바람을 따라서 이동하다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자연현상인 반면에 미세먼지는 자동차, 공장, 가정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인위적 오염물질이다. 먼지의 지름이 10um 이하를 미세먼지라 하며 2.5um 이하를 초미세먼지로 나누고 질산염, 암모늄, 황산염 등의 이온성분과 탄소화합물, 금속화합물 등으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초미세먼지는 인체 내 기관지 및 폐 등에 붙어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블랙카본을 1급 암물질로 지정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자하돼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질환, 피부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환경부는 2013년 8월부터 시작된 미세먼지 시범예보를 거쳐 2014년 2월부터 미세먼지 예·경보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했다. 미세먼지 예보등급은 좋음(0-30ug/m3), 보통(31-80ug/m3), 약간 나쁨(81-120ug/m3), 나쁨(121-200ug/m3), 매우 나쁨(201-300 ug/m3), 위험(301ug/m3이상) 등으로 나누고, 노약자의 경우 ‘약간 나쁨’ 이상부터 가급적 장시간 실외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도 황사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발생해 우리나라로 오염물질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중·일 환경과학원이 2000년대부터 10년간 함께 연구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오염물질의 30~50%가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했다. 야외활동은 비가 올 때와 마찬가지로 제한하고 미세먼지의 예보에 따라서 노약자들은 마스크 착용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나라도 아랍의 여인들처럼 히잡을 쓰고 다니는 날들이 오지 않을까 두렵기조차하다.

중국 정부도 최근 북경지역의 미세먼지로 인하여 석탄을 이용하는 철강공장 등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지만 근본적으로 석탄을 이용하는 난방 등을 대체하는 일을 시작하지 않으면 중국을 찾는 관광객 및 투자자는 줄어들 것이다는 것을 좌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주위 국가들까지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은 건강에 대한 테러행위와 다름이 없다고 판단되고, 특히 자국민을 위해서라도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큰 재앙을 맞을 것 같다.

인간은 폐를 이용해서 숨을 쉴 수 있는 포유동물인데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캄캄하기 그지없다. 공기오염은 너무도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기에 국소적인 문제가 아니고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어서 핵확산 방지와 같이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제제도 필요하다.

내 기억으로는 낙동강 페놀오염부터 먹는 물을 걱정하게 되었고, 이제는 숨쉬는 공기도 걱정해야 되는 세상이 됐다는 게 안타깝기 그지없다.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화석원료 사용의 증가가 미세먼지의 주범인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이에 대한 자구책의 마련 없이는 중국의 미래는 없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다가 봄이 되어 신록이 다시 찾아올 계절이고 야외활동이 많아질 때라서 더욱이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는 항상 감기가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만 되고 하루에 먹는 물의 양을 성인은 2리터 이상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일 때는 창문을 열어두지 말고 야외활동을 삼가고, 야외활동을 하려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긴 겨울이 지나고 목련과 매화는 꽃봉오리를 터뜨리려고 하고 있는 봄의 문턱에서 자신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지혜와 안목을 가지고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

 

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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