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동천
방한동천
  • 경남일보
  • 승인 201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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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객원논설위원)
진수대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어들면 진주시 대평면 내촌리다. 잠시 길을 따라가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인적 드문 호반 산기슭에 새로 단장한 주차장이 나타난다. 산길을 따라 산마루까지 1.9km,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0.45km지점에 ‘한골’이란 표지석이 있다. 한골을 중심으로 자리 잡았던 동네가 귀곡동이다.

▶이곳에 농포 정문부(1565~1624) 장군의 넋을 모신 충의사가 있었다. 정문부는 계사년(1593) 백탑교 전투에서 왜군을 크게 무찔러 관북지방을 완전 수복했는데, 이때의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함경도 북평사 최창해가 현지에 북관대첩비를 세웠다. 러·일전쟁(1905)때 일본군이 몰래 옮겨 갔던 이 비석을 후손들이 반환운동을 벌인 끝에 2005년 10월 한국으로 가져왔다가 다음해 3월 1일 북으로 돌려보냈다.

▶귀곡동, 까꼬실이란 이름으로 불린 이 동네는 진양호가 건설되면서 사라졌는데 충의사는 이반성면 용암리로 옮겼다. 한골에서 북쪽으로 2.3km지점이 ‘꽃등심’이고, 남으로 1.8km지점이 ‘새미골’이다. 경호강과 덕천강을 따라 지리산에서 내린 물이 합류하면서 쌓인 토사로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는데 지금은 빈터로 남아 있다.

▶길가에 ‘방한동천’이라 쓴 비석이 이끼에 묻혀 있다. 강물에 낚싯대를 담가 놓고 하늘 저 높이 나는 솔개를 눈짓하며 바라보았을 꾼들의 낭만을 연상해 본다. ‘덕천강 물줄기 근원이더냐/흘러서 남강은 낙동강이니/우리벗님 모인 곳에 봉화 올려라. 부엉덤 산울림 너는 듣느냐/잉어덤 장한기백 우릴 부르네/파묻혔던 옥토들 우리 것 일래’(정진석 ‘까꼬실의 노래’)

박동선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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