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땀은 우리를 감동케 한다
진정한 땀은 우리를 감동케 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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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 신지식인)
세계인을 흥분의 도가니에 몰아넣고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도 막을 내렸다. 장장 17일 동안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하는 모습을 숨죽이면서 지켜 보았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 15개의 종목 중 특히 쇼트트랙 경기에서는 로또 금메달도 볼 수 있었다. 1등으로 달리던 선수가 뒤를 따라오던 2, 3등의 선수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꼴찌가 무임승차로 1등(금메달)을 차지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1등이 꼴찌가 될 수 있고, 꼴찌가 1등이 될 수 있는 것이 스포츠의 세계다. 비단 올림픽뿐만 아니고 국내 스포츠도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연출한다. 그럴 때 드라마같다는 표현을 하곤 한다. 그래서 스포츠는 재미있고, 즐겁고, 현대인들을 열광케 한다.

매번 우승하는 팀보다 만년 꼴찌팀이 우승하면 큰 화젯거리가 된다. 그 대표적인 팀이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 한새 농구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번의 시즌 동안 4년 연속 꼴찌만 했다. 여자 프로농구 6팀 중 4년 동안 6위만 4번 차지한 것이다. 2011~2012시즌 성적은 7승 33패(6위 최하위)였다. 2012~2013시즌 성적은 24승 11패(1위)였다. 정규 리그에 이어 챔프전까지 통합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만년 꼴찌팀이 우승을 차지한 비결은 뭘까. 그 답은 간단하다. 감독(코치)과 선수들의 진정한 땀의 결과다.

우리은행 팀은 다른 팀들보다 3배 더 훈련을 했다. 아침 6시부터 1시간 반동안 슈팅 600~700개를 쏘고 3시간 동안 오전 운동을 한다. 오후 3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훈련이지만 6시 30분에 끝난 적은 한번도 없고 보통 8~9시에 마친다. 밤 10시에 끝난 적도 있다. 3시간 동안 훈련량을 정해 놓고 해도 향상된 것이 없으면 정해진 시간이 되었다고 훈련을 그만두지 않았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매일같이 사점(死點·고된 훈련으로 죽을 듯한 고통을 느끼는 순간)에 이르는 훈련을 감당한 것이다. 한 선수는 훈련이 너무 힘들어 훈련장을 지나가는 개가 부러웠다고 한다. 그러한 고통을 참고 인내한 결과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연출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감동한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 선수는 가장 위대한 선수다. 어떤 분야에서든 세계에서 1위를 차지한다는 건 하늘의 별을 따기만큼 어려운데 그것도 1번도 아니고 2번이나 올림픽 신기록으로 2연패의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이상화 선수의 허벅지 둘레는 23인치(약 60cm)로 보통여자들의 허리 둘레와 비슷하다. 별명도 꿀벅지, 금벅지, 철벅지, 돌벅지 등 다양하다. 단단하고 굵은 허벅지를 일컫는 말이다. 오히려 땀벅지가 더 어울릴 것 같다.

스포츠는 체력(힘)이 우선되어야 한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술도 먹히지 않는다. 이상화 선수는 외국 선수보다 체격이 현저히 열세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에니볼프(독일)가 172cm 73kg이고 은메달을 딴 올가 팟쿨리나(러시아)는 172cm, 동메달을 딴 마르곳 부르(네덜란드)는 180cm다. 500m 단거리에서 작은 키는 보폭이 그만큼 작아 불리하고 체중이 적으면 그만큼 가속도가 붙지 않아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상화는 신체적인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남자들이 들 수 있는 170kg의 역도 스쿼트를 들어 올리고 자전거 뒤에 10kg짜리의 타이어를 매달고 사이클로 20km를 달리며 산악사이클 8km를 달린다.

출발 스타트 연습도 남자 선수들(모태범, 이규혁, 이강석)과 훈련한다. 체중조절을 위해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하루 6시간 훈련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상화의 라이벌은 더 강한 이상화라고 말했듯이 초인간적인 강한 정신력으로 매일 사점을 오가며 훈련한 결과 세계를 제패하였고 우리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하였다. 그래서 진정한 땀은 우리를 감동케 한다.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 신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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