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농업경영의 신
<농업이야기> 농업경영의 신
  • 경남일보
  • 승인 201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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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박사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담당)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타임지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웅이 된 ‘한국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정주영. 허름한 오두막집에서 태어나 세계 최고의 부자, 세계 최고의 자선가가 된 ‘미국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록펠러. 두 사람에게는 장부기록의 달인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출 소년 정주영은 소판 돈을 훔쳐 서울로 가 노동을 하면서도 부기학원에서 경영실적과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장부 기록에 대해 공부했다. 이후 그가 일했던 쌀가게에서 인정을 받아 주인으로부터 쌀가게를 물려받게 되는데 그것은 꼼꼼히 장부를 잘 정리했기 때문이었고, 기업가로 큰 성공을 거두는 시발점이 되었다.

장작을 패고, 젖을 짜고, 밭을 일구는 힘든 삶을 살았던 록펠러는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집안의 지출내역을 꼼꼼히 기록하여 이익과 손실을 정확하게 계산하도록 하는 장부 정리 습관을 배웠다. 상업학교에 진학해서 회계장부를 정리하는 법을 배웠고, 그 때문에 첫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부를 쌓아 나갈 수 있었다.

‘경영의 신’에 나오는 이야기다.

장부기록은 경영자를 위대한 ‘경영의 신’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농업경영자는 경영기록을 통해 ‘농업경영의 신’이 될 수 없을까. 사실 농가단위에서의 경영기록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경영기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농가입장에서는 농업의 경제·경영적 측면보다는 기술적 측면이 더 크게 와 닿기 때문이다.

손익관점에서 본다면 경영기록과 분석에 소요되는 노력과 시간적 비용이 기록을 함으로써 발생되는 기대수익보다 더 크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농가에서 경영기록을 하는 확률은 영농규모 확대 의향이 강할수록, 판매액이 높을수록, 영농경력이 낮을수록 높은 경향을 보인다.

경영기록을 통해서 경영문제의 해결능력을 배양할 수 있으며, 영농에 대한 자신감과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경영기록은 경영개선을 통해 농업경영의 최종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윤극대화로 연결되는 것이다.

농업경영기록은 철두철미한 비용과 수익개념을 가진 경영자가 되도록 하며, 농장경영의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이윤을 높여 나가는 나침반이 된다.

경영기록을 토대로 자신의 경영성과를 평가하고 결과를 지난 연도와 비교하거나 타 경영체와 비교함으로써 자기경영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경영의 기록자료를 축적함으로써 연차적으로 경영성장 요인을 파악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게 된다.

숫자는 곧 돈이다. 절대로 대충 넘겨서는 안 된다. 올해 도내 124농가에 대해 경영기록장 기장사업을 실시한다.

경영기록을 통해 경영성과를 분석, 평가하고 다시 영농설계에 반영하여 합리적인 영농행위를 해 나가는 순환 속에서 많은 농업인들이 ‘농업경영의 신’으로 거듭 나시길 기대한다.

최재혁
최재혁 박사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경영정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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