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정 고운정' 정다운 친구, 요놈 참새
'미운정 고운정' 정다운 친구, 요놈 참새
  • 경남일보
  • 승인 2014.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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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생명신비여행 <27>참새
떼를 지어 날아 드는 참새01
떼를 지어 날아 드는 참새
 

아침 일찍 길을 나서면서 차안 라디오에서 가수 송창식의 참새의 하루라는 노래가 울려 퍼진다. “아침이 밝는구나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도 재 너머에 낟 알갱이 주우러 나가봐야지. 아침이 밝는구나. 바람이 부는구나.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도 허수아비 뽐을 내며 깡통소리 울려대겠지.”

노래가 끝날 무렵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 인근에 마련한 탐조인의 휴식처 ‘버드하우스’ 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근처에 사는 새들과 친해지기 위해 먼저 참새들의 먹이주기를 시작했다. 먹이를 주고 일주일쯤 지나자 수십 마리 참새가 이곳을 찾아왔고 한 달이 지나자 누가 소문을 냈는지 200여 마리로 크게 늘어났다. 오늘의 생명여행의 주인공은 참새다. 우리와 가장 친숙했던 참새의 하루를 따라가 보자.

버드하우스에 설치된 커다란 맷돌 위에 벼 낟알을 가득 뿌려놓고 CC카메라로 몰래 참새들의 동태를 살폈다. 먹이를 주고 1주일이 지나자 참새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버리는 것 같다. 맷돌 위에 있는 먹이를 짧은 순간 먹고 순식간에 달아나곤 했다. 이같은 행동을 수차례 반복했다. 한 달이 지나자 참새수가 200여 마리로 늘어나 맷돌 위는 북새통이 된다. 참새들은 떼를 지어 주변 탱자나무 가지에 앉아 주변을 경계하다가 일제히 내려와 먹이를 먹는다. 참새들의 의심이 완전히 사라졌다.
 
참새의 하루
참새떼


참새들은 벼 낟알을 그냥 먹지 않고 맷돌에 앉아 낟알을 까서 먹는다. 짧은 순간에 참새가 벼 껍질을 절묘하게 까먹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참새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참새가 먹는 양이 장난이 아니다. 주말에 이곳을 찾았을 때 방앗간을 연상케 할 정도다. 참새들이 까먹은 벼 껍질이 마당에 수북하게 쌓여 있다.

참새는 우리나라 텃새 중에서 사람과 가장 친숙한 새로 그 수 또한 매우 많다. 높은 산악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여, 번식기에는 암수가 한 쌍씩 생활하나 번식 끝나면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인공새집, 기와 및 건물의 틈, 전봇대 구멍 등에서 번식한다. 몸길이는 14.5cm 정도이며, 암수의 형태는 같다. 등은 갈색에 검은색의 줄무늬가 있고, 가슴과 배는 회색, 옆구리는 옅은 황갈색이다. 뺨은 흰색에 검은색 점이 있다.

녀석은 도심지, 인가, 갈대밭, 풀밭, 농경지 등 거의 장소를 가리지 않고 관찰된다. 번식기에는 주로 곤충류를 먹지만 번식이 끝나면 벼나 풀씨 등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는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텃새로 유라시아의 온대와 아열대에 널리 분포한다. 돌 틈, 오래된 나무 구멍, 처마 밑 등에서 번식을 하지만 둥지를 찾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둥지는 주로 마른풀을 이용하여 만들고 황갈색 바탕에 갈색 반점이 있는 알을 4~8개 정도 낳는다.

참새들은 일정한 시간 일정한 패턴으로 먹이를 먹는 것 같다. 보통 아침 9시가 넘으면 주변 나뭇가지에 떼를 지어 앉았다가 안전이 확인되면 아침 식사를 시작한다. 아침부터 조용했던 버드하우스가 참새들의 합창으로 요란스럽다. 2~3시간 간격으로 이곳을 찾아와 먹이를 먹는데, 녀석들은 먹이가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나뭇가지에 모여 쉴 새 없이 조잘거린다.

추수를 앞둔 논밭에서 곡식을 탐해 해롭다고 여기는 이도 있지만 그보다 해충을 처리해 주어 농사에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곡식이 익기 시작할 무렵부터 벼 낟알을 먹기 때문에 사람들은 참새를 쫓기 위해 허수아비를 세우기도 했다. 참새는 어릴 적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벗이고, 한때 참새시리즈 유머가 우리를 많이 웃기기도 했다. 최근 화학 농업의 증가하면서 벌레가 줄어들고 도시 인근에 경작지도 줄어들면서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경남도청 공보관실

 
참새들로 복생통
참새들이 북새통을 이루며 먹이를 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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