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실 교수의 의학이야기
황영실 교수의 의학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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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는 말로 치료한다
흔히들 ‘학교에 학생은 많으나 제자는 적으며, 선생은 많으나 스승은 적다.’고한다. 의료계에서도 의사는 많으나 좋은 의사는 많지 않다고 한다.

필자가 내과 전공의시절 야간 당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환자들이 숙면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환자들이 잘 자야 필자가 야간에 호출 받는 일없이 잠을 편히 잘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환자 중 수개월동안 입원한 환자가 심한 불면증으로 당직일이면 필자를 힘들게 하였는데, 이 환자는 대부분의 불면증약이 효과가 없었다.

어느 날 간호사가 또다시 문제의 환자가 불면증을 호소한다고 필자를 깨웠다.

생각 끝에 환자에게 가서 근래 새로 나온 좋은 불면증약이 있는데, 값이 조금 비싼 게 문제지만 한번 치료받겠느냐고 물었다. 환자의 동의를 받고 간호사에게 생리식염수를 정주하도록 처방을 내고 당직실에서 잠을 청하였다. 걱정이 되어 잠이 들지 않아 환자의 병실에 가보니 환자는 코를 골면서 잠을 자고 있었다.

이 환자의 수면을 유도하였던 것은 값비싼 새로 나온 수면제가 아니며 생리 식염수는 더욱 아니다. 이 환자의 수면이 가능하였던 것은 의사의 말에 대한 환자의 믿음이 수면을 가능케 했던 것이다.

근래 위와 같은 환자에게 생리식염수를 주고 실험을 해보니 뇌 송과체에서 수면을 돕는 호르몬인 메라토닌이 분비됨을 보고한 연구결과가 있다.

 
인간은 육체와 정신으로 존재하며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한다.

즉 우리의 마음이 평온하면 뇌에서 알파파가 나와 엔도르핀, 세로토닌 등 행복호르몬이 분비되어 우리 몸의 건강을 좋은 방향으로 작동하게하고, 반대로 불안?불평?증오 등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베타파가 나와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 나쁜 호르몬이 분비되어 몸의 건강을 나쁜 방향으로 작용케 한다.

이상의 환자증례에서 보듯 환자와 의사간에 신뢰가 형성된다면 의사의 말 한마디가 환자의 뇌에서 알파파를 나오게 해 몸을 건강하게 하기도 한다. 신뢰란 인간관계에서는 물론 환자와 의사관계에도 역시 중요하다.

/경상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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