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퀸즈보로에서 조선의 발자국 남기다
뉴욕 퀸즈보로에서 조선의 발자국 남기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3.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바램 (창원대학교 예술대 교수)
지난달 8일 뉴욕 플러싱타운에서 아시아 전통문화행사인 설축제가 있었다. 살을 에는 한파에도 시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왔고, 미국 거주 아시아인들의 성대한 퍼레이드 행사는 각 나라마다의 특성과 문화적 차이를 보이면서 과거로 회귀하는 시간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거대한 행렬이었다.

퀸즈보로 한인회와 중국상인 번영회가 공동주최한 이 행사에는 뉴욕시장을 비롯하여 연방의원 상원의원, 하원의원, 시의원, 지역 정치인들도 참가해 아시아인들의 설명절을 함께하며 축하해 주었다. 재즈, 뮤지컬, 무용, 월드뮤직, 워크숍, 교육문화 프로그램, 특별이벤트, 미술전시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우리 설 대잔치 공식행사인 ‘떡국 잔치’도 열렸다. 한인단체 유재봉 회장은 “2014년 올해 설 퍼레이드는 독도, 동해 등 한류홍보에 주력했다”며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그 열기를 내뿜었다.

이날 한인측은 꽃차 6대와 사물놀이 등의 전통적인 모습으로 행렬에 가담했지만, 중국계의 화려하고 웅장함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지켜보는 한인계 80대 노인 한분이 과거에는 플러싱타운 지역은 거의 한인계가 차지하였는데 최근에는 중국계에 밀리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했다. 그 생생한 토함에서 ‘나라 사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설맞이 행사는 왜 할까. 여기에는 정체성에 대한 갈망에 해답이 있을 것 같다. 미국 거주자와 국내 거주자의 정체성에 대한 사고의 차이는 무엇일까. 타국에서의 설은 한국,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의 설이며, 타 인종들이 모두 함께한다는 것이 국내와는 다른 점이다. 정체성은 지켜가야 할 뿌리이자 역사의 일부분이며, 문화적·상징적 의미 또한 크다.

‘민화, 그 새로운 시각’전이 동참하게 된 것도 한국전통미술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고자 함일 것이다. 전시작품 출품자들은 창원대학교 한국화전공 교수, 강사, 학생들로 한국전통회화 중 조선시대의 서민들의 생활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그린 그림들이다. 때문에 설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플러싱타운홀과 뉴욕문화재단이 공동주최, 뉴욕 한국일보 특별후원으로 초청되었다. ‘민화, 그 새로운 시각’전은 2014년 설축제 메인 이벤트로 한국예술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었다. 개막식에는 200여명이 넘는 한인 및 타 인종 관람객들이 모여 한국전통미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뉴욕주 하원의원 윤여태 뉴저지 시의원은 이날 “인종간 이해와 화합을 위한 가장 유용한 도구는 문화”라며 “한국전통미술 민화전시회를 통해 문화교류를 통한 상호이해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곳인 플러싱타운홀은 멀티아트 센터로써 150년 역사를 가진 랜드마크 건물로 뉴욕시 소속 비영리 문화단체 중 하나로 올해로 35주년을 맞이하는 플러싱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체재를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뉴욕의 퀸즈보로에서 문화및 커뮤니티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있으며, 최대 리서치 및 박물관인 스미스 소니언 (Smith sonian) 소속단체이다. 미국내 이런 단체의 활동은 아시아인들의 문화유산을 위해 미국 사회에 끼칠 영향력이 클 것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문화란 각 나라와 민족들의 습관, 종교, 사회 등의 모든 생활양식을 말하며, 세계 모든 민족들은 역사속에 쌓아온 자신들의 독특한 관습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정체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첨단과학의 발전은 세계를 울타리 안으로 매몰시켰고, 뒤섞여 무언가를 창조해 내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문화의 세계화의 발전은 문화적 대결보다는 협력의 시대로, 국제적 교류시대로, 인류가 함께하는 시대로 타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이해한다면 우리는 가까운 이웃이 될 수 있고 함께 번영하는 세계사의 주역이 될 것이다.
 
 
강바램 (창원대학교 예술대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